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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IVP 북뉴스 2005년 7-8월호)

IVP 북뉴스(2005년 7-8월호)_booker의 책 읽기 여정 나에게 있어 ‘책 읽기’는 진리와 맞닿은 안식에로의 여정이다. 에너퀸들러가 말한 대로, ‘책 읽기’ 그 너머엔 ‘자유 이상의 것’이 있다. 책 읽기는 그 자체로 다름 아닌 여정이다. 그 길 위로 펼쳐지는 진리에의 향수는 내 인생의 그리움이 되기도 한다. ‘책’에 대한 매니아적 집착은 때로 강렬한 유혹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그것은 너무 재미없는 일이기에, 난 그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 한가지는 책 읽기, 그 자체가 내 그리움의 여정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1. 진리. 그것은 움켜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펼쳐내는 것이다. 지금 내 손에 움켜진 진리가 때로 초라해 보여도 그것을 펼쳐낼 때에야 비로소 진리는 오래된 ‘불가지론’..

결혼 예비학교를 마치며

"결혼 예비학교를 마치며, 다시 한 번 순일에게 청혼합니다." 올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정동진의 해돋이를 가슴에 가늠하며, 나와 새롭게 시작하자며 속삭였던 청혼의 고백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가정이 하나님을 향한 예배 처소였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우리 안에 가장 기뻐하실 분이 하나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순일을 사랑할 때 가장 기뻐하실 분이 하나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그분을 향한 예배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 진형과 순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 그 본질적인 차이에서부터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어야 함을 배웠습니다. 언제나 평생을, 당신만을 품으며 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 이전에 삶 속에서 끊임없이 지속될..

霓至園_/soon_ 2005.03.22

프로포즈

언젠가 순일에게 옮겨준 시(詩)가 있습니다. 내 가슴에 켜켜 가라앉은 어둠을 밤새도록 어루만지며 차마 말이 되지 못한 채 쌓인 수많은 할 말을 조용히 들어주던 밤 시냇물 부드러운 사랑의 포말도 수억만 개 한꺼번에 모여 천길 벼랑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되면 절망의 바위산 쪼개고 소망의 푸른 나무 키워낼 수 있다고 끊임없이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김연수의 “밤 시냇가에서” 99년 가을에 순일의 수줍은 미소를 처음 보았고, 2001년 순일의 따스한 미소를 경험했으며, 2002년 순일의 사랑스런 미소를 가슴에 담았습니다. 2003년 6월, 드디어 순일의 손을 잡았습니다. 2003년 여름, 순일은 나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04년을 넘어 2005년을 바라보는 오늘, 이제 순일은 ‘마침내’ 나의 사람이 됩..

霓至園_/soon_ 2004.12.31

If Only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 사랑함에도 그들은 어긋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여자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자는 생각한다. "둘 중 한 사람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지만 제발 그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더 많이 사랑한 그녀는 죽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이별의 비극이 완전한 사랑의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그 중심에는 드디어 사랑하는 법을 깨달은 남자가 있다. 로맨틱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이안(폴 니콜스)의 무관심에 언제나 상처받는다. 그들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사만다의 일방적인 관심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 위태로운 이들의 관계는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 날 둘 사이의 말다툼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안의 무심함에 지친 사만다는 ..

view_/영화_ 2004.11.24

'순일'이라는 이름의 사랑

게리 채프먼은 사랑의 5가지 종류를 말하였고 C.S 루이스는 사랑의 4가지 종류를 말하였지만, 난 거기에다 또 하나의 사랑을 덧붙이고 싶다. …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순일’이라는 이름의 사랑. ‘사랑한다’는 고백 속에 담아야할 것들, 그런 고민들에 행복했단다. 순일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맺힐 때… 난 참 행복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할까?’, 그런 고민도 있었지만 ‘근사한 선물’보다 더 중요한 건, 감히 ‘내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순일을 깊이 깊이 사랑하는 내 마음. 적어도 난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앞으로 살면서 때로 작은 선물 하나도 준비하지 못할 가난한 시절들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내 마음은 언제나 순일에게 가장 깊고 진실된 사랑을 고백하리니. 그동안 힘들고 아픈 ..

霓至園_/soon_ 2004.05.31

화이트데이

2004년 '화이트데이', 순일에게… 오래 전, 가슴 속 깊이 간직했던 '부르심'을 기억해내려 애쓰고 있단다. 가슴을 온통 그분을 향한, 그분으로 인한 설렘과 소망으로 채우던 고요한 열정…. 성경 한 모퉁이 눈물과 함께 적어놓았던 "Live in Truth", 그리고 가슴에 조아리던 기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잠 못 이루는 밤마다 꺼내어 마주하는 그 다짐과 기도, 소망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기억해내는 것으로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의 언저리를 찾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때로 그 기억해내는 것에의 곤고함에 너무 아프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Live in Truth" 진리란 무엇일까. 나의 삶 속에 부여잡아야할 진실은 무엇일까. 하나님을 믿음으로, 그분을 향해 살아가는 것의 진정한 의..

霓至園_/soon_ 2004.03.14

김은호 교수님께

김은호 교수님께, 요즘 '촘스키'를 읽었습니다. '언어본능.상,하' 그리고 촘스키에 관해 쓴, '촘스키, 끝없는 도전'(로버트 바스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드니 로베르 외)라는 책입니다. 그는 히브리어를 시작으로 모든 언어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본능적 실체를 논증하던 지식인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심리학, 철학, 정치학을 꿰뚫는 석학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진 '지식'이 진리를 향하도록 노력하고 고민하며 저항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로버트 바스키는 촘스키를 마무리하며 그를, '보통사람들의 수호자'라고 칭합니다. 촘스키가 추구하는 지식인의 길, 그가 말하는 진리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점에서는 많은 이견이 있습니다. 많은 비판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窓_ 2003.10.16

100일

"오늘은 우리들의 사랑이 100일째 된 날입니다." '약속을 기다리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대들을 향한 오직 한 분이신 우리 주님의 사랑엔 그대들을 향한 약속이 있습니다. 기다림의 끝에 축복되어 쏟아지는 기쁨의 노래들이 아름다운 그대들의 새로운 시작을 밝히리니' 구십구년 겨울, 兄의 결혼 때 쓴 글. 약속을 기다리는 일… 순일과 진형의 사랑에는 어떤 약속들이 주어져 있을까? 지금은 비록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우리의 사랑을 향한 그분의 약속은 무엇일까? 오직 한 분이신 우리 주님의 사랑에 우리들을 위해 예비 된 아름다운 약속들… 그것을 기다리는 일. 때로 그 시간들이 너무 길게만 느껴져 아플 때, 삶이 힘겨울 때, 지칠 때도 있겠지만, 난 그것을 기다리려 해. 인내가 필요한 일. 기다림의 끝에 축복되어..

霓至園_/soon_ 2003.09.09

그대를 바라보고 사노라면

그대를 바라보고 사노라면 사랑하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받으려고만 하는 시샘 가득한 어린아이의 응석이 아닌, 사람들을 향하여 끊임없이 자신의 것을 퍼주는 깊고 깊은 '우물'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들. 끊임없이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상대적 우위로 행복을 삼으려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삶에 주어진 작은 행복 마저도 마치 그것이 사치인양 안절부절 못하는 소박한 사람들.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에도 조건을 헤아려 따지는 사람들이 아닌, '바보' 소리를 들으면서도 기꺼이 가난한 사랑을 선택하는 용기있는 사람들. 제가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스무살에 낯선 서울에 올라와 10년을 홀로 꿋꿋하게 용기있게 살아가는 한 자매입니다. 처음에는 살 집도 없었고, 기댈 사람도 없었지만... 그래도 자매는 용기있게 세상을 ..

窓_ 2003.08.04

'희망', 아직도 그 아련한 이름

'희망', 아직도 그 아련한 이름 가룟 유다의 가장 큰 죄는 무엇이었을까요? 스승을 배신하여 그의 목숨을 팔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유다를 향하여 '세상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께 결국 돌아가지 못하였기 때문일까요? 저는 후자라고 봅니다. 우리는 늘 그분을 배반하지만, 그것을 용서하지 못할 우리 하나님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육신의 생명이 주어져있는 한, 늘 그렇게 기회도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그분께 돌아갈 수 있는 은혜 말입니다. 우리의 희망은 언제든지 그분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룟 유다의 비극은 그 은혜를 받아들이지 못한 자기 의義, 그것으로 자신을 정죄하여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있는 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13:..

窓_ 200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