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_/영화_ 9

<늑대아이>부터 <나를 찾아줘>까지 "왓챠" 100자평

2015/8/21 늑대아이 Wolf Children, 2012감독 호소다 마모루 ★★★★★ 볼 때마다 새삼스런 감동. 그것은 세월에 대한 경이, 운명과 선택에 대한 용기, 사랑에 대한 숙고. 2015/8/1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감독 데이빗 핀처⎟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이 교차할 때, 우리 사랑의 정동이 솟구치며 시간은 수열적 질서를 거스른다. 그다음, 그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오로지 영원이란 형이상학의 차원에서다. 2015/8/17 자전거 탄 소년 The Kid With A Bike, 2011감독 다르덴 형제⎟출연 세살 드 프랑스, 토마 도레 ★★★★☆ 지독한 배반과 엄연한 ..

view_/영화_ 2015.08.24

행방불명으로 인해 시작된 순례와 모험의 서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隠し,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2001 오늘의 예지원 상영작, . 미야자키 하야오의 2001년 작품. 유바바는 타자의 이름을 빼앗아 그들을 지배하는 거대한 권력이자 시스템이라면그 반대편의 소박하고 진실된 삶의 자리엔 유바바의 도플갱어인 제니바가 있다. 유바바의 아들인 비대한 아기는 탐욕과 욕망의 유비로서 적당하다. 하쿠는 유바바의 하수이면서도 치히로를 연민하는 자기모순적 존재다. 그렇다면 치히로는 하쿠와 연대하되 오히려 그를 아우르는 순정의 소녀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끝내 잊지 않고 지켜 내는 순례이자, 돼지로 몰락한 부모를 구해 내는 모험 이야기가 이다. 나를 사로잡았듯이 예지와 예지의 친구들에게도 그..

view_/영화_ 2015.03.12

시대의 우울에 맞선 간절한 응원과 연대

시대의 우울에 맞선 간절한 응원과 연대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2014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파브리지오 롱기온 동료를 선택하면 1000유로의 보너스를 잃는다. 그 동료는 휴직 중이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동료의 복직을 앞두고 사장은 그들에게 묻는다. 동료를 해고하는 데 동의하면 보너스를 주겠지만 동료가 복직하면 보너스는 없다. 작업반장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정황으로 인해, 14:2란 압도적인 수치로 보너스를 선택했던 첫 번째 투표는 무효가 되고 재투표가 성사된다. 그녀가 복직하는 월요일 아침의 비밀투표를 앞두고 이제 그녀가 동료들 설득하기 위한 1박2일(Two Days One Night)의 여정이 시작된다. "멜랑꼴리 환자는 상실감으로..

view_/영화_ 2015.02.03

인사이드 르윈, 방랑의 세월을 딛고 다시 귀향한 율리시스처럼

방랑의 세월을 딛고 다시 귀향한 율리시스처럼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감독|출연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서늘한 우수가 깃든 겨울의 거리를 전전하는 르윈의 노래가, 모두가 잠든 밤을 서성이는 내게 깊고 굳건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잠 못 이루는 수백 가지의 이유를 위무하는 코엔 형제의 영화는 이번에도 신비롭다. 친구를 잃은 빈자리는 얼마나 고단했을까. 사랑을 앓되 찌질한 고백으로만 말을 건넬 줄 아는 한 사내의 애수는 얼마나 아득한 것이었을까. 서글퍼 울 것 같았던 그 자리에서 코엔 형제의 서사는 삶의 임계점을 거스른다. 끈질기게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의 서사는, 모든 것을 포기할 것만 같았던 바로 그즈음에서 변주된다...

view_/영화_ 2015.01.26

5년 뒤에도 당신, 아름다울 거죠?

5년 뒤에도 당신, 아름다울 거죠?≪할람 포≫(Hallam Foe, 2007) 오프닝에 등장하는 일러스트 에니메이션, 둥지 속 작은새는 주인공 할람 포의 메타포일 것이다. 엄마는 연약한 자신을 버리고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믿을 수 없는 추문과 “네 엄마와 자는 기분은 어때?(Does it feel like you’re fucking Mummy?)”라고 비아냥거리는 새엄마 사이에서, 할람은 그만 길을 잃는다. 그리고 결국, 죽이고만 싶었던 새엄마를 욕망하는 소년은 도시로 떠난다. 회색빛깔 에딘버러는 할람의 쓸쓸함과 닮았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할람은 엄마와 닮은 한 여인을 쫓고, 마침내 사랑하기 시작한다. 다만 그 사랑은 그의 둥지 안에서 관음적 시선으로만 표출될 뿐이다. 소년의 페티시즘은 아슬한 곡..

view_/영화_ 2014.01.16

<지슬>을 보다

을 봤다. 심각한 상황에서 터지는 난데없는 웃음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지독한 슬픔을 대하는 감독의 너른 품은, 제주도 태생만이 가질 수 있는 결기일까. 그 언젠가 잠시 뵀던, 어둠 저편에서 소심히 걷던 나의 무리를 희롱하며 천진(天眞)한 웃음을 선사하시던 양윤모 감독님도 그러했는데. 왕십리에서 일산까지, 1시간 20분을 견디던 가슴은 문득, 다시 '강정'을 그리워 하더라.(페이스북, 2013/03/16)

view_/영화_ 2013.03.16

러브 앤 드럭스(Love And Other Drugs, 2010) 초간단 관람평

★관련 글_‘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는 이들을 위한, 장발장의 위로앤 해서웨이의 재발견해서웨이의 감동은 영원하고나 원래 "원 데이"를 다운받아 보려고 했지만, 너무 비싸서 앤 해서웨이의 다른 영화를 찾아 보았다. 제이크 질렌할, 앤 해서웨이 주연의 달달한 로맨틱 코메디. 이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이제 톱스타의 계보에 오른 해서웨이의 출연작들 수준은 더 높아지겠지. 이 영화에서 좋았던 건 해서웨이의 발군의 연기력! 아쉬웠던 건, 쓸데없는 해서웨이의 노출! 아, 안타깝다. ★★★☆

view_/영화_ 2013.01.24

앤 핸서웨이의 재발견

★관련 글_‘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는 이들을 위한, 장발장의 위로앤 해서웨이의 재발견해서웨이의 감동은 영원하고나 2012년 개봉한 영화 '판틴' 역의 앤 핸서웨이.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배트밴 시리즈의 (2012)를 통해서였다. 난데없이 등장한 '셀리나 카일' 역의 그녀에 대해선 섹시한 몸매와 화려한 액션 정도만 기억에 남았고, 기껏 그녀 정도에 첫사랑을 잃은 트라우마를 너무 쉽게 잊어가는 배트맨의 순정에 실망했을 정도였다(맥락과 상관없는 사족이지만, 배트맨의 첫사랑 '레이첼 도스' 역이 의 케이티 홈즈에서 에선 메기 질렌할로 교체된 건 실로 유감이다!). 애초 배트맨의 첫사랑 '레이첼 도스'의 자리를 앤 헨서웨이가 대신하는 것이 심히 못마땅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녀는 잊었다. 을 보며, '판틴' ..

view_/영화_ 2013.01.11

If Only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 사랑함에도 그들은 어긋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여자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자는 생각한다. "둘 중 한 사람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지만 제발 그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더 많이 사랑한 그녀는 죽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이별의 비극이 완전한 사랑의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그 중심에는 드디어 사랑하는 법을 깨달은 남자가 있다. 로맨틱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이안(폴 니콜스)의 무관심에 언제나 상처받는다. 그들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사만다의 일방적인 관심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 위태로운 이들의 관계는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 날 둘 사이의 말다툼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안의 무심함에 지친 사만다는 ..

view_/영화_ 200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