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소금〉 2016년 1월호 '미안해, 하지 못한 말' 광장 어디선가 너를 만났으면 좋겠다 열다섯, 혹은 스물아홉 현지에게 내가 목회자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나는 스물아홉 신학대학원생이었고, 너는 열다섯 중학생이었다. 나는 청년부와 중등부 담당 전도사로 일하고 있었고, 너는 나의 제자였다. 교회 청년들과 보냈던 광장의 기억들이 아직도 선연하다. 뜨겁던 6월에는 우리나라에서 펼쳐졌던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였고, 찬바람이 불어오던 가을 끝 무렵에는 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한 효순, 미선이를 위해 촛불을 들었다. 촛불을 들면서, 나는 너희들을 생각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효순이와 미선이는 미군 제2사단 공병대대 44공병대 소속 장갑차에 압사당하며 참혹하게 죽었다. 미군은 아이들의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