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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炫曙

이름짓기_"현서炫曙" '빛나다, 나타나다'라는 뜻을 가진 현炫자와 '새벽'을 뜻하는 서曙자. 빛나는 새벽. 어둠을 이기는 새벽 같은 존재가 되라는 뜻이다. 새벽은 또한 은혜의 때이다. 기도의 때이며,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때이다. 이스라엘에게 새벽에 내리는 이슬은 곧 생명을 의미했다. 새벽별은 세상에 오실 메시아를 예견하는 소망이었다. 예수께서는 새벽에 기도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사울에게 바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우리의 이름은 하나님의 손 바닥에 새겨져있다(사 49:16). 또한 우리에게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이름이 약속으로 주어져있다(계 2:17). 우리도 우리에게 허락하신 새로운 생명에게, '현서'라는 태명을..

霓至園_/rainbow_ 2006.03.09

Perhaps Love... By John Denver & Placido Domingo

Perhaps LoveBy John Denver & Placido Domingo Perhaps love is like a resting place아마도 사랑은 휴식처인 것같아요 A shelter from the storm 폭풍으로부터의 은신처이죠 It exists to give you comfort 사랑은 당신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존재해요 It is there to keep you warm 당신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곳이죠 And in those times of trouble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When you are most alone 당신이 가장 외로울 때 The memory of love will bring you home 사랑에 대한 추억은 당신을 안식처로 안내할 거예요 Perhaps love ..

scrap_ 2006.02.25

시작, 부르심의 소망을 따라 (쉐퍼, <쉐퍼의 편지>)

대학가_시작의 때에 읽어야 할 책 시작, 부르심의 소망을 따라 (프란시스 쉐퍼, ) 김진형 간사 시작(始作). 시작은 언제나 때마다 주어지는 관성화된 반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한편 다시금 허락되는 특별한 은혜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영원의 가치를 믿고 그것에 반응하는 삶은 산다면, 더욱 그 시작의 때는 ‘부르심의 소망’(엡 1:18)을 따라 곧은 의지로 살아가게 하는 은혜이다. 쉐퍼는 나의 이십 대 젊음을 치열하게 만들었던 스승이었다. 그의 저작들은 세상을 보는 창(窓)이었고 숱한 고민 속에서도 결국 부르심을 따르게 만들던 용기가 되었다. 지금에서야 쉐퍼를 때로 비판도 하며 그를 짐짓 폄하(?)하기도 하는 불순함을 범하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나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번에 출간된 “쉐퍼의 ..

기고_/대학가_ 2006.02.14

지키시는 하나님

잠자리에 든 순일의 볼을 쓰다듬으며, 문득 그렇게 고백한다.당신을 지키시는 이, 곧 하나님이라고. 때로 순일에 대한 부양의 의무가 마치 나에게 숙명처럼 놓여있는 것처럼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가장이지만, 실직한 형제들을 바라보며그네들의 안쓰러운 좌절들을 바라보며, 나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 순일을 바라보며, 그렇게 기도하고 싶다.당신을 지키시는 이, 곧 하나님이라고.나는 다만 옆에 있을 뿐이라고.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이듯이. 감사.

霓至園_/soon_ 2006.01.18

순일에게 청혼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순일에게 청혼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일년간 순일은 진형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었습니다. 내게 순일은 곧 사랑이었으며, 사랑은 순일이었습니다. 순일은 진형의 자부심이었고 기쁨이었으며 소망이었습니다.못난 남편을 최고의 남자로 인정해주는 순일의 마음에 용기를 얻을 때가 많았습니다. 세상과 맞설 때마다 옆에서 나의 손을 잡아주는 순일이 있었기에 움츠려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더 이상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고백은 평생의 소망입니다." 일년 전에 약속하며 다짐했던 고백들을 들춰보며, 가슴에 심한 자책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해주고 싶었던 것, 보여주고 싶었던 것,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려던 욕심들이 도리어 지금, 오늘의 나를 부끄럽..

霓至園_/soon_ 2005.12.31

고니에게

고니에게, '그럭저럭' 그리고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란 표현이 걸리는구나. 내가 연곤의 나이 정도를 지날 때 가졌던 안타까움이 생각난다. 내 삶이 나의 의도와 열정대로 되지 않을 때, 그런 막막함과 맞물리는 일상의 평온함(조금은 피상적 표현일 수 밖에 없지만)은 세상을, 삶을 그리스도인이란 또 다른 표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자로서 갖게되는 안타까움. 더 나아가 죄책감. 그러나 오늘, 다시 연곤의 메일을 읽으며, 난데없이 김훈이 종종 쓰는 '난감하다'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김훈의 그 표현에도 역시 '막막함'을 읽을 수 있지만, 그는 단순히 거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는 것을 본다. 진정성이란, 현실의 막막함과 부딪히는 자아 깊은 곳의 고민과 안타까움을 발견할 때..

窓_ 2005.11.08

부부 십계명

결혼하기 전, 결혼 예비학교를 다녔다. 결혼 예비학교의 마지막 과정은 부부 십계명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부부'라는 새로운 이름을 우리네 평생의 삶 속에 가장 아름답고 귀하게 간직하기 위하여, 우리는 부부 십계명을 만들었다. 십계명은 율법일 수 없다. 그것은 지켜야 하는 법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지키면 상 받고, 못 지키면 벌 받고... 단순히 그런 유치한 수준의 규칙같은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서 십계명을 주셨다. 열가지 계명. 난 그것을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비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세상을 향한 이스라엘의 비전. 그래서 그들은 때로 그것을 못지킬 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霓至園_/soon_ 2005.10.24

어제, 오늘, 내일

안면도에서는 미안하고 고마웠단다. 아프고 열이 나 하루종일 무력했던 나를 성실하게 섬겨준 것. 그곳이 간만에 떠난 안면도의 바닷가가 아니었다면 덜 미안했을 텐데. 가장 더웠다던 날에 추워서 벌벌 떠는 나를 위해 땀 흘리며 시장을 보고 옆에서 수건을 얹어주며, 죽을 끓여주고, 시원한 수박 그리고 약을 먹여주어서... 참 고마웠단다. 잘 아프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순일 앞에서 한번 앓고 나니깐 거짓말장이가 된 것 같아서도 몸둘바를 몰랐단다. 그렇게 종일 앓고 나서야 자연휴양림이며 꽂지 바닷가를 겨우 몇걸음 걸어본게 이번 여행의 전부였는데, 다만 다음을 기약하자는 말 밖에 오늘은 내가 해줄게 없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젠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건강을 좀 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霓至園_/soon_ 2005.07.25

피아노 치는 여자

피아노는 솔직한 악기다. 연주자의 숨결이 묻어나는 정직한 악기다. 그래서 피아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심성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요즘 순일이가 피아노를 배운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결혼선물로 피아노를 사줬다. 그녀는 나름대로 음악적인 소질이 있는 것도 같다. 어렸을 적 '보통'의 환경속에서 자랐더라면 지금쯤 훨씬 주목받는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해보며, 또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의 어렸을 적 바램 가운데 하나인, '피아노 치는 여자'가 되어 있을거다. 순일이가 피아노를 배운다. 바이엘 배우기에 한참이다. 더듬 더듬 피아노를 헤아려 갈 때, 그녀는 어린아이가 된다. 수줍게, 때로 들뜬 가슴으로 자신의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피아노 선생님의 칭찬이 있는 날..

霓至園_/soon_ 2005.07.17

한홍자, "아침"

상기된 얼굴로 제 몸을 출렁이며 문을 여는 해 화사한 빛으로 퍼져가는 무수한 햇살 가슴에 숨었던 어둠도 천천히 그 장막을 거둔다 밤새 길어올린 물방울 일제히 내뿜는 초록의 함성 나무들의 갈채 그들만의 환희로 채워지는 숲 흙은 그윽한 향기로 넘지시 미소를 보내며 잘 한다, 잘 한다 기꺼운 마음으로 흥얼거리고 하늘은 무한의 가슴을 열어 그 넓이를 다해 웃는다 저마다 가장 좋은 것으로 새날을 준비하는 분주함 아침은 축복의 향연이다 한홍자, "아침" 아침은 생존을 위한 발버둥, 정도로 치부될 때 그 인생은 비극이다. 그래서 나의 인생은 아직 비극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아침은 축복의 향연이다. 나도 그렇게 고백하며 감탄하며 감사하며 살고 싶다. 그렇게 극적인 반전을 꿈꾼다.

scrap_ 200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