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76

소망, 그 아름다운 힘 (최민식 외, <소망, 그 아름다운 힘>)

대학가(2008년 6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소망, 그 아름다운 힘 최민식, 하성란 지음│샘터│2006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유품, 1976년생 기계식 완전수동 카메라 Pentax MX는, 오늘의 내가 가진 정서, 그리고 세상을 향한 시선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어린 시절, 그리고 청소년 시절의 가난함과 지난함을, 그래도 나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내게 남겨주신 아버지의 유품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MX를 유실한 뒤 한동안 극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했고,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겨울방학 때 시작했던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통해 맨 처음 구입한 사치품 역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중고 MX이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의 리얼리티는 치열하였으나 감당할만한 것..

기고_/대학가_ 2008.05.08

돌잔치 사례

돌잔치 사례 '무지개 아이' 예지의 첫 생일 잔치에 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또 함께하진 못했지만 마음으로 축복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돌잔치 전날에 39.5도까지 오른 예지의 뜨겁던 호흡에 노심초사하며, 돌잔치를 준비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돌잔치를 하던 내내, 뜨겁던 체온을 힘겨워하면서도 엄마, 아빠를 넉넉히 섬겨준 예지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예지는 온 몸에 붉은 열꽃을 피우고, 입안은 잔뜩 허물이져 자고 있습니다. 돌잔치는 예지를 축복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이 작은 아이가 우리들을 섬겨주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예지에게 속삭여봅니다. 아빠는 돌잔치에 게을렀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아내가 준비했습니다. 예쁜 사진 보드판, 장식..

霓至園_/rainbow_ 2008.04.19

슬픔의 사람이 말하는 그리움, 사랑, 꿈 이야기 (서준식, <서준식 옥중서한>)

대학가(2008년 5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슬픔의 사람이 말하는 그리움, 사랑, 꿈 이야기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 (노사과연, 2008) 몇 번씩이나 호흡을 멈추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거친 분노, 그러나 그마저도 품고 보듬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나의 일상적 게으름 내지는 관성과 타성에 젖어가던 무미건조한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너무 아파 주저앉을 즈음이면 다시 아득한 위로를 주는 책들이 있다. 내게 있어, 서준식의 책이 그러하다. 닫힌 공간은 존재로 하여금 짙은 외로움에 깊은 좌절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단절의 고통은 존재로 하여금 또 다른 존재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적개심을 갖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존재들은 닫힌 공간에서 되려, 더 ‘착한 존재’가 되어 타인과 세상을..

기고_/대학가_ 2008.04.14

생존을 모색하기, 희망을 모색하기 (지승호,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대학가(2008년 4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생존을 모색하기, 희망을 모색하기 -그리고 ‘희진’에게- 김진형 간사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 오늘의 현실 속에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온갖 불의와 슬픔, 아픔에 대하여 정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깊은 고통을 감당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절망을 마주하는 정직한 시선 속에 우리의 희망은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미래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언급되는 이 명제 앞에, 가슴이 멈추었단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그들에게서 시대의 소명을 받는 일. 그것은 힘들지만, 우리가 붙잡아야 할 희망이고 가야 할 길이라고, 난 그것을 읽었단다(지승호,『..

기고_/대학가_ 2008.03.10

이제 우리 '그 길'의 사람이 되자 (유진 피터슨 & 김기석)

대학가(2008년 3월호)_책 읽는 남자 이제 우리 ‘그 길’의 사람이 되자 • (유진 피터슨/IVP), (김기석/청림) 김진형 간사 다시 한 번, ‘길’을 이야기하자. 우리는 때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질문을 던지고 온갖 고민들을 하지만, 정작 성경은 우리가 걷는 그 길 자체가 예수님이라고 말씀한다(요14:16). 우리가 걷는 길 위에 펼쳐져 있는 모든 가능성이 곧 그분이 주신 부르심일 수 있다. 다만 그 길을 걷는 우리의 목적과 자세와 방식은 철저하게 그분을 닮아있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예수께서는 “그 길을 걸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에 그치지 않으시고, 당신께서 직접 그 길을 걸어가심으로 몸소 본을 보이셨다. 그리고 좀더 잠잠히 돌이켜보면, 그 길을 걸어간 또 다른 ‘증인들’을 만날 수 있..

기고_/대학가_ 2008.02.20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추천 도서

당시 IVP 북뉴스 편집인이었던 이진경 간사가 당시 내가 운영하던 싸이월드 클럽에 올린 글을 북뉴스에 실었다. 실제 문서학교에 참가했던 한 참가자의 메일을 받고 쓴 답장이다. ‎2007년 10월 버전이므로, 이후로 이 분야의 좋은 책들이 제법 나왔다. 한국인 저자의 좋은 책들, 특히 김지윤 님의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앨드리지 부부가 쓴 책들도 읽어볼만 하다. 물론 이 글에 추천한 책들도 여전히 좋다! 2013/01/14 IVP 북뉴스 2007년 11-12월호_주제가 있는 글 깊어 가는 가을은 사랑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사랑도, 앞선 이들의 경험과 가르침을 기반으로 한다면 시행착오나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덜 수 있겠죠?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IVP 북마스터가 몇 권의 책을 소개해 드립니..

가난한 내가 그대를 사랑하여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중에서 가난한 내가, 그대를 사랑하여 오늘 같은 한 여름날 오후에도 내 가슴엔 눈이 내린다.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그 무엇 때문에 오늘 나는 풍요롭다.가난과 힘겨움, 이루지 못한 온갖 꿈들로 지난한 일상에도, 사랑하는 그대로 인해 난 아름다운 오늘을 산다.

霓至園_/soon_ 2007.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