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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신비 신현기 간사님께 보낸 메일 중에서- 간만에 아내 생일에 외식하러 나간 멋진 레스토랑에서 예지가 냄새가 진동하는 똥을 싸서 신나게 울어대도, 밤 늦도록 자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도, 예지 덕분에 한달 용돈이 40% 삭감되어도 그래도 이젠, 예지 없는 제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봅니다. 신현기 간사님으로부터 받은 메일 중에서- 참 이상하지! 아기가 뭐라고 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온통 삶의 중심을 자기 중심으로 바꾸어버리니 말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한번 씨익 웃는 것으로, 으앙 울어버리는 것으로, 어디서나 예고없이 싸버리는 것으로 관계를 온통 독식해 버리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 늘 하나의 권력이라도 더 쥐어보려고 아둥바둥하는 세상에서 아가의 순전한 ..

霓至園_/rainbow_ 2007.05.31

아버지가 된다는 것

아버지가 된다는 것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제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이미 오래 전에, 아님 제가 남성의 본질의 가지고 태어나는 그 순간에서부터 이미 간직하고 있었던 본능, 본능에의 기쁨을, 희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새롭지만, 결코 낯설치만은 않은 기쁨입니다. 되려 '회복'이라는 단어가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_아침, 신현기 간사님께 보낸 메일 중에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적인 부담감은 말 그대로 현실이 되고, 이로 인해 '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은 위축될 수 있으며, 한달이 채 안된 예지와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은 아내를 섬기는 일도 생각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러나..

霓至園_/rainbow_ 2007.05.17

순일과 진형이 만나 예지에 이르다

진형이 순일을 만나 예지에 이르다 -'무지개 아이' 예지에게- 예지霓至 지난 10개월 동안 ‘지음'이라 불렀던 너에게 이제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련다. 무지개 '예'霓, 이를 '지'至. '예지'라 부른다. 세상의 모든 아들과 딸의 이름에는 그 부모의 소망이 담겨 있듯이, '예지'는 우리의 소망이자 신앙고백이란다. '예지'는 첫째, '하나님과의 언약에 이르다'라는 뜻이다. '무지개'는 노아에게 주셨던, 그리고 홍수 심판 이후에 인류에게 주셨던 언약의 징표였단다. 모든 불신앙을 이겨내고, 모든 절망과 공포를 이겨내고, 하나님의 헤세드, 언약적 사랑에 다다르는 삶을 살라는 뜻이다. 하나님과 더불어, 그분의 약속을 성취하며 살라는 우리의 바람이다. 둘째, '아름다움에 이르는 삶을 살라'는 뜻이다. 가장 선한 것이..

霓至園_/soon_ 2007.04.24

유진 피터슨 읽기 (IVP 북뉴스 2006년 1,2월호)

IVP 북뉴스 2006년 1,2월호 _booker의 책 읽기 ‘하나님을 향하여 살아가기’ 그것에 대한 오랜 추구, 그리고 순종유진 피터슨 읽기 김진형 유진 피터슨에게 영성은 ‘하나님을 향하여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유진은 어떤 특정 시대의 문화적 흐름으로서의 영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경계한다. 그에게 영성은 다만, 오래된 진리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에 성서로 주어졌고 교회의 역사 속에 새겨진 전통이었다. 그리고 그 영성은 어떤 언어로 규정된 역할들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안에서, 동시에 지극한 현실 속에서 성서의 진리를 살아내는 '일관됨'과 '통합성'으로 다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유진의 저작은 큰 흐름에서, 그가 말한 영성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있..

내 맘대로 베스트셀러

대학가 2006년 12월호 방학&신년에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내 맘대로 베스트셀러' 김진형 간사 소명 (오스 기니스 저/ 홍병룡 역/ IVP 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만약 어떤 직업적 선택의 수준에서 다루어진다면, 우린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소명은, 하나님의 부르심은, 훨씬 근본적인 부분과 맞닿아있다. 오스 기니스는 말하기를, “소명이란, 하나님이 우리를 너무나 결정적으로 부르셨기에, 그분의 소환과 은혜에 응답하여 우리의 모든 존재, 우리의 모든 행위, 우리의 모든 소유가 헌신적으로 역동적으로 그분을 섬기는 데 투자된다는 진리다”라고 하였다. 누구에게나 소명은 존재한다. 그것을 발견하고 고백하며 받아들이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 두 번째 회심의 사건이었으며, ..

기고_/대학가_ 2006.12.01

함께 존재하는 은혜, 공동체 (장 바니에, <희망의 사람들>)

대학가(2006년 10월호), “따뜻한 공동체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함께 존재하는 은혜, 공동체 •희망의 사람들 라르슈/ 장 바니에 지음/ 홍성사 펴냄 김진형 간사 “우리가 부름 받은 그 길은, 숨겨진 우리의 가난함과 상처와 연약함을 발견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은 우리의 한계와 어두운 부분들과 근본적인 궁핍함을 보게 합니다”(26쪽). 또한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에게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이 숨어 계신 연약한 자와 가난한 자 사이로 그분을 따라가는 것이다”(30쪽). 라르슈 공동체를 설립한 장 바니에 신부의 고백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공동체 라르슈(L’Arche)는 프랑스의 트로즐리 브뢰이에서 1964년에 설립되어 현재 28개국에 103개 공동체로 확산되..

기고_/대학가_ 2006.09.29

산모수첩

7주차. 드디어 산모수첩과 초음파 사진을 받았다. 지난 주 응급실에 다녀온 이튿날, 초음파로 지음이의 심장소리를 듣던 날, 간호사에게 산모수첩은, 초음파 사진은 주지 않냐고 물어보았었다. 혹시 깜빡하고 주지 않은 것은 아닐까해서. 하지만 간호사의 대답은, 아직 유산 징후가 있어서 명백한 임신 안정기에 들어가지 않아서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찌나 야속하던지. 아내가 몇 걸음 뒤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가만있었지, 아내만 없었으면 간호사하고 한바탕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제 일주일만에 다시 초음파를 통해, 아이의 심장소리를 확인한 의사 선생님께서 "임신 축하합니다"라고 하신다. 7주만에. 그제서야 산모수첩도 만들어주고 초음파 사진도 수첩에 담아준다. 큰 고비를 넘겼다.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준 아내가, 지..

霓至園_/rainbow_ 2006.09.18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김병년 목사님께,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어찌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 맞이해야 하는 외로움, 고독, 절망은 다름 아닌, 또 다른 하나님의 얼굴을 마주하는 축복의 시간임을 배웁니다. 아내는 지난 목요일 밤에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 계속해서 신설동 처형댁에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유산 징후가 있다며 최소 한 달은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진단서를 끊어주었습니다. 아내는 학교에 진단서를 내고 한달 정도 휴직을 하려고 하는데, 어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일로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듯 합니다. 2주 정도는 매일 병원에 가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내일부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 홀로 병원에 보내야한다는 것이..

霓至園_/rainbow_ 2006.09.01

知音(태명)

知音(태명) 1. 구약성서에서 "긍휼"(Mercy)은 여성의 자궁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racham'에서 나온 단어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이 여기신다는 것은, 우리를 당신의 태 속에 있는 아이처럼 품으시고 지키신다는 의미이다. 또한 우리가 서로를 긍휼히 여기라는 의미는, 태 속에 있는 아이를 품고 있는 어미의 사랑처럼 품고 보살피라는 것일게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긍휼을 베풀지 않으시면,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다. 태 중의 아이가 어미의 자궁 속에 보호를 받지 못함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지 않으시면 우리는 곧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육신은 살아있으나 영혼은 호흡을 잃어버리고 만다. 2. 지난 목요일 밤 늦게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

霓至園_/rainbow_ 200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