霓至園_/rainbow_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Soli_ 2006. 9. 1. 19:29

김병년 목사님께,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어찌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 맞이해야 하는 외로움, 고독, 절망은 다름 아닌, 또 다른 하나님의 얼굴을 마주하는 축복의 시간임을 배웁니다.
 
아내는 지난 목요일 밤에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 계속해서 신설동 처형댁에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유산 징후가 있다며 최소 한 달은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진단서를 끊어주었습니다. 아내는 학교에 진단서를 내고 한달 정도 휴직을 하려고 하는데, 어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일로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듯 합니다. 2주 정도는 매일 병원에 가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내일부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 홀로 병원에 보내야한다는 것이 마음 아픕니다.
 
또한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아내의 큰 오빠, 저의 큰 처남께서 교통사고로 인한 두 무릎 인대결절 재수술을 내일 하십니다. 평생 참 험한 삶을 사셨던 분이십니다. 아내를 참 많이 아껴주시는, 아내가 참 좋아하는 큰 오빠인데 가족들의 상심이 큽니다. 지난 번 수술하셨을 때는, 제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기도했다고하니깐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시며, 참 고마운 분들이네,라고 하셨습니다.
 
주일 오전에 병원에 갔다와서 아내를 처형댁에 데려다놓고 수유동의 어느 교회에서 주일 오후 예배를 드렸는데, 여러가지로 지쳐있는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IVP에서 그간 꿈꾸었던 '사역'에의 그리움을 계속 간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주어진 '삶'에서 살아내고픈, 그러나 어느덧 잊혀져가는 소망들에 대한 아련함에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순간 맞이하는 위기에 깊은 나락에 빠져드는 듯한 절망감을 경험하는 나약함. 육신의 곤함 속에 영혼의 갈급함은 눈물이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힘겨움 속에, 병원에서 들었던 아내 태중의 아이 심장 소리를 들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생명을 지으시고 보살피시는 하나님, 생명에의 경이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다름 아님을 고백했습니다. 그동안 잊혀졌지만 모른 척 했던 그리움, 소망들, 갈급함을 다시 마주할 용기를 갖게 된 것은, 그분의 깊고 깊은 긍휼을 목도하기 때문입니다. 예배 중에, 하나님의 용서하심을 구했습니다. '존재로 용서하시는 하나님'께 제 자신을 읊조렸습니다. 은혜는 또 그렇게 제 삶과 조우합니다.
 
'아빠가 되는 일은 교회에 소속되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목사님 말씀에 참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들어가지 못한(다니기만 했지) 공동체에, 목사님께 기도를 요청드리고 싶었습니다.
 
바쁜 일이 끝나고 또 아내가 건강을 회복할 즈음엔, 다시 공동체에 들어가 더불어 함께 섬길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겠습니다.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병원 가는 날 중 하루, 교회에 들려 목사님 기도를 받고 싶습니다. 아내가 목사님 기도를 받기를 소망합니다.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답장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목사님의 따뜻한 배려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예쁜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2006.9.11. 진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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