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76

난 알라딘에 반대한다

도서정가제 강화에 반대하는, 알라딘에 반대한다 난 알라딘의 "플래티넘회원"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책보는 안목이 좋았다. 타사이트보다 조금 비싸도 기꺼이 알라딘에서 샀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이지 실망이다. 책보는 안목도 그저 상품을 보는 안목일 뿐인가? 도서정가제가 강화되면, '예스24'-'교보문고'와 경쟁해야 하는 알라딘의 심정은 더욱 절박해지겠지.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면, 다수 독자들은 좋아할 거다(마치 매주 일요일에도 영업을 재개한 이마트를 내심 속으로 환영하는 사람들처럼). 그러나 알라딘의 차별화 전략이었던, 책을 좋아하는 열혈 독자는 잃게 될 것이다(어쩌면 나를 포함하여). 부디, 이번 일로, 알라딘이 좀 아팠으면, 그래서 손해도 좀 보았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책보는 안목 뿐만 아니라, 책을 사랑하..

view_/책_ 2013.01.19

아버지의 자리, 그곳에 내가 있었다 (오마이뉴스, 130118)

★오마이뉴스에 세 번째로 기고한 글입니다. 아버지의 자리, 그곳에 내가 있었다 「남자의 자리」(아니 에르고 지음│임호경 옮김│열린책들│2012년) 서평 기억이라는 것 는 소설일까? 작가 ‘아니 에르노’는 아버지의 존재를 추적하면서, ‘소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생각할 때 썼던 그 단어들을 되찾는 일’이다. 작가는 ‘추억을 사적으로 꾸미는 일도, 자신의 행복에 들떠 아버지의 삶을 비웃는 일도 없이’ 담담한 시선과 간결한 문장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기억하길 원한다(이상 20-21면).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어떤 조건의 모든 지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47면). 그녀에겐 오직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의 자리, 있는 그대로의 실존을 구현해내는..

딸과의 대화

(예지가 "빨강머리 앤"을 시청다가 갑자기 질문을 던진다) 예지: '상쾌하다'가 무슨 뜻이에요? 아빠: 기분이 좋은 마음을 표현하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예를 들면, 즐겁다, 웃기다, 상쾌하다, 음... 또.... 주절주절... (횡설수설 하는 아빠를 지켜보던 엄마가 끼어든다.) 엄마: 뜨거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시원한 바람을 맞는 느낌이란다. 예지: 아하! 아빠: 흥!

霓至園_/soon_ 2013.01.18

<남자의 자리> 서평을 쓰기 위한 준비

1. 아니 에르노 "내게 중요한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생각할 때 썼던 그 단어들을 되찾는 일이다." 등단 초기부터 픽션을 거부한 아니 에르노는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해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해부해 왔다. 부모의 신분 상승을 그린 와 , 자신의 결혼(), 성과 사랑(, ), 주변 환경(, ), 낙태(),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 ), 심지어 자신의 유방암 투병()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고,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인 에르노의 작품은 자전(自傳)에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

view_/책_ 2013.01.18

<청년도록> 카피와 사진

★ 만들 때 썼던 카피와 찍은 사진들_ 아마 나의 '진심'이 만든 글귀와 사진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하여 캠퍼스, 직장, 교회, 지하철, 홍대앞 걷고 싶은 거리, 이화동 꽃 계단길, 용산 남일당 회색빛 건물, 땀내 나는 운동장, 친구를 기다리던 카페 한 모퉁이, 우리의 모든 일상 속에서 살아내야 할 단 하나의 진리를 위해. 머리, 가슴, 손. 우리 가진 모든 것으로 일구어야 할 그분의 나라를 위해. 무너진 제단, 그리고 정의. 다시,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해. 책은 모름지기 누군가의 사연이 되어야 한다 책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 가슴을 한껏 자극하여 가쁜 숨을 품게 만들고, 세상을 향한 ..

view_/문서운동_ 2013.01.17

기차놀이

이틀 간 장염으로 인한 구토와 설사로 고생하던 예서 군이 드디어 놀기 시작합니다. "기차 놀이"를 위해, 이리저리 선로를 점검합니다. 놈은 자칫 똥꼬가 보일 정도로 꼼꼼합니다.그리고 드디어 토마스 기차를 선로 위에 보냅니다. "예서야 여기 봐봐" 하고, 아빠가 예서를 부르자... "시러! 이거(나) 찌거!" 합니다. 그래서 토마스 얼굴만 제대로 찍었습니다. (나쁜 놈, 아프지만 않으면 확...!)

霓至園_/rainbow_ 2013.01.17

<남자의 자리> 두 번째 읽기

"그를 멸시한 세계에 내가 속하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자부심이요, 심지어는 그의 삶의 이유 자체였는지도 모르겠다."(아니 에르노, 127면) 두 번째, 읽었다. 작은 판형에 129면 밖에 안 되는 책. 처음엔 단숨에 읽었는데, 이번엔 자주 멈춰야 했다. 첫 번째 독서가 세월 넘어 유유히 흐르는 한 남자의 서사에 막막했다면, 오늘은 그 서사를 그저 관찰자 시점으로 응시해야 했던, 그러나 그 남자의 가장 중요한 존재였던 작가의 슬픔에 가슴이 울컥했다. "기억이 저항한다."(113면)"난 내 책의 결말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이제는 그것이 다가오고 있음을 안다."(114면)"내가 부유하고도 교양 있는 세계에 들어갈 때 그 문턱에 내려놓아야 했던 유산을 밝히는 작업을, 난 이제 이렇..

view_/책_ 2013.01.17

[진중권] <레미제라블>과 혁명과 사랑

[진중권] 과 혁명과 사랑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285“민중의 노랫소리가 들리는가? 성난 사람들의 노래가. 그것은 또다시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음악이다. 너의 심장소리가 북소리가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오면 시작되려는 삶이 있다. 너는 우리의 십자군에 동참하려는가. 누가 강한 의지로 내 옆에 서겠는가? 저 바리케이드 너머 어딘가에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이 있을까? 그럼 이 싸움에 동참하라. 이 싸움이 네게 자유로울 권리를 주리라.” 대선 결과에 낙담한 자들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준 것은 영화 이었다. 두 시간 반이 훌쩍 넘는 부담스러운 러닝타임,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컴퓨터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은 영화 속 상황이 묘..

scrap_ 201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