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선생님께, 처음 편지를 드린 것은 작년 11월, 첫겨울 무렵이었습니다. “경제학은 밥과 사람의 관계로부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해명하는 학문”이라는 고故 정운영 선생님의 문장을 인용하였지요. ‘밥’은 세상사의 고달픔, ‘사람’은 그 고달픔을 살아내는 이들의 은유겠지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사람은 결코 홀로 규정될 수 없으며, 결국 우정과 사랑, 고독과 연대 사이에서 그 본질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무릇 경제학도 그 맥락에서 당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흘러 다니는 무수한 말들 속에서, 선생님의 글을 견고한 텍스트로 오래 간직해야겠다는 다짐도 거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출간 제안을 드린 다음 날, 선생님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첫눈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