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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시인선

문학동네 시인선이 작년 새롭게 선보였을 때, 반갑고 신선했다. 시인선의 라인업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판형과 사철 방식의 제본 방식, 그리고 디자인이 좋았다. 뭐랄까, "시"를 오롯이 담아내되, 그 이외의 요소는 철저히 미니멀리즘화 하는 그 정성스런 마음이 좋았다. 그런데 딱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본문 폰트다. 가독성이 떨어져, 시인의 마음에 미처 가닿기 전에 딴 마음이 스며든다. 혹시 내 페친 중에, 페친의 페친 중에 문학동네 분이 계시면, 꼭 건의해주셨으면 좋겠다. 본문 폰트 좀 바꾸자고.

view_/책_ 2012.07.09

도로시 세이어즈, <기독교 교리를 다시 생각하다> 절판 유감

절판되어 속상한 책이 있다. 좋은 책인데, 그럴 때면 출판사 직원으로서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더 잘 만들고, 더 잘 소개하지 못한 죄!), 가끔은 이 좋은 책을 알아보지 못한 독자들이 야속하기도 하다. 도로시 세이어즈의 에세이를 담은 이 책이 그렇다(특히 이 책은 잘 만들었다!). 명민한 지혜와 돋보이는 세이어즈의 문장은 가히 소유할만 하다. '곧' 절판이다. 구입할 수 있을 때 어서 구입하시라.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81127X

view_/책_ 2012.07.01

정혜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말하는 방법과 글로 쓰는 방법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말은 잘하나 글을 못쓰는 사람이 있고, 글은 잘 쓰나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턴가 생각이 바뀌었다. 글을, 말하듯 쓰는 사람이 부럽기 시작했다. 글을 소리로 옮길 때 촌스러운 글은, 글로서도 아니다 싶다. 소리의 어감을 적절히 구별하여 구사하는 이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자와 작가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혜윤은, 말하듯 쓰는 사람이다. 그의 글은 그래서 관능적이고 매력적이다. 그의 새로운 책이 나온단다. 설렌다.

view_/책_ 2012.07.01

책 읽기의 모순

오늘 점심의 누군가에게 책 읽기의 성실함을 강조하였는데, 저녁의 또다른 누군가에겐 책 읽기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접었다고 말했다. 로쟈가 말한 대로(인용한 대로), "인생은 책 한 권 따위에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책을 읽더라도 인생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 간극 사이에서, 난 요즘 좀 힘들다. 내 자신 때문이기도 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모순,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하겠지. 그럴테다.

view_/문서운동_ 2012.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