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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에 닿은 루이스의 숙고 (뉴스앤조이, 130310)

★뉴스앤조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순전한 기독교에 닿은 루이스의 숙고[서평] 기독교적 숙고 (C. S. 루이스 지음|양혜원 옮김|홍성사|2013) 나는 복음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한때 복음주의 운동에 심취했고 존 스토트, 버나드 램, 마크 놀, 알리스터 맥그래스, 김세윤 등의 관련 저작을 열심히 찾아 읽었으나, 언제부턴가 나의 확신은 흔들렸고 때로 좌절했다. 내가 흔들렸던 지점은, 저마다 서 있는 곳(혹은 신학적 정체성)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는 복음주의 담론 때문이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신학적 확신은, 복음주의란 명분을 자기 것으로 고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좌절했던 것은, 그럼에도 내가 거하였던 복음주의, 그곳에 함께한 사람들의 민낯을 직면하면서 부터였다. 그것은 또한 내 자신에 대한 좌절이..

나의 딸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빛나는 이정표 (오마이뉴스, 130308)

★에 대한 서평은 두 버전으로 썼습니다. 하나는 또다른 성폭력 피해자인 철학자 수잔 브라이슨의 책 와 비교하여 트라우마의 문제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른 하나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인 저자 은수연에게 초점을 맞추되, 우리나라 성폭력의 현실과 성평등의 문제를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두 서평을 각기 다른 매체에 기고하였으며, 오늘은 두 번째 서평만 블로그에 올려놓습니다. ★오마이뉴스에 14번째로 기고한 글이며(오름), "9년간 아빠에게 당한 딸의 기록, 외면할 수 없었다"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나의 딸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빛나는 이정표세계 여성의 날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 은수연을 기억하다 [서평](은수연 지음/이매진/2012) 서평(book ..

괴산을 가다

충청도와 경상도의 경계 즈음에 자리잡은, 문성희 선생님의 표현으로는 '한반도 남쪽의 배꼽' 괴산에 다녀왔다. 속리산 자락 밑에 미루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그곳엔 50여 가구들이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살고 있다. 요리연구가이자 명상가인 문성희 선생님 댁을 방문하여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괴산에 대한 여러 정보들, 미루마을의 한계, 그리고 인근 지역에 세워질 힐링센터에 대한 이야기들. 언론의 주목을 받은바 있는 미루마을(http://www.mirutown.com)은 아름다웠으나(특히 패시브하우스는 부럽다!), 처음의 의도 대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50여 가구 중 상주하여 이웃으로 지내는 가구는 현저히 적었으며, 마을의 어린이 도서관은 예쁘게 꾸며놓았으나 정작 이용하는 어린아이들이 없었..

窓_ 2013.03.07

홀트교회와 함께한 너머서 아이들

너머서교회 교회학교 아이들은 격월로 홀트교회를 방문합니다. 오늘이 올해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홀트교회 찬양단. 떠드는 교우들을 혼내기도 달래기도 하면서 인도합니다."너는 내 아들이라"라는 성가를 부르는데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저들의 마음이 부러웠습니다. 홀트교회를 섬기시는 전도사님. 저 자리가 참 힘겨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적어도 외롭지는 않으실 것 같았습니다. 가끔 방문하는 이들 때문이 아니라홀트교회 교우들의 사랑 때문에요. 잠시 한순간의 기도에도 소홀함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설교하시는 안해용 목사님. 너머서교회에서 뵀을 때, 좀 피곤해 보이셨어요. 사순절 기간이라 그러신가 했지요. 그런데 홀트교회에서 설교하시는 모습은 참 행복해 보이셨어요. 홀트교회 성도들에겐 '아멘'이란 짧은 응답도 사치스럽습니..

窓_ 2013.03.06

유시민의 항소이유서(1985)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정본(유시민 스스로 인정한 정본)은 「유시민을 만나다」(지승호 지음|북라인|2005)의 부록에 실려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절판 중이고, 얼마 전 제가 쓴 글 "자유인 유시민도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들'처럼 살아가길"을 읽으신 분들이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찾으시며 문의도 주셔서, 저의 예전 블로그에 있던 것을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본 적 : 경상북도 월성군 ○○면 △△동 주 소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시흥 1동 ○○아파트 11동 △△호 성 명 : 유 시 민 생년월일 : 1959년 7월 28일 죄 명 :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요 지 본 피고인은 1985년 4월 1일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

scrap_ 2013.03.04

불가능한 꿈을 지피면서, 걷고 걷다가, 죽어버리십시오 (복음과상황/오마이뉴스, 130226)

★오마이뉴스에 13번째 채택된 글이며(버금), "몰락한 교회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희망"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복음과상황(2013년 3월호)_“독서선집” 불가능한 꿈을 지피면서, 걷고 걷다가, 죽어버리십시오 「당신들의 기독교」(김영민 지음│글항아리│2012) 「회심의 변질」(알렌 크라이더 지음│박삼종 외 옮김│대장간│2012) 철학자 김영민의 도드라진 언어는 우리를 난감하게 한다. 그의 서사는 구체화된 비수가 되어, 우리의 심장을 멎게 만들 것만 같고, 깊은 탄식으로 우리 존재를 기어코 몰락시키기도 한다. 그리하여 몰락한 우리 슬픈 존재들의 희망을 오직 ‘동무로서의 연대’에 둔다. 레비나스가 말한 대로, “건널 수 없는 심연이며, 포섭할 수 없는 이웃이며, 다독거릴 수 없는 긴장이며, 끝나지 않는 기다..

오늘은 너희들에게 문경화의 시를 읽어 주고 싶다

봄이 왔다고 하여 산책을 갔는데, 아, 너무 추웠어요.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릴까봐 다시 집에 가자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로 인해 이미 봄이네요. 예지는 포즈라도 잡아주지만, 예서는 넓은 광장을 보자마자 뛰기 시작합니다.얼마나 저리 뛰고 싶었을까요. 경계 속에 갇혀 사느라 그간 답답했던 거지요. 아이들은 흙땅이 너무 좋습니다. 이미 겨울을 깨치고 싹을 돋아내는 생명들이 있으니까요. 언제부터 흙땅을 밟는 것이 이리 귀한 일이 되었을까요. 저 안에 숲의 요정이 살고있다 하니까, 저리 열심히 찾습니다.(^^) 오늘 너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가 있어. 문경화 시인의 "북한산"이란 시란다. 숲 속 나무들의 간격은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숲을 채운 여백 사이로바람은 소리를 만들고, 향기를 만들고 사랑..

霓至園_/rainbow_ 201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