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신학이 무엇인지 모르고,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그럼에도 그것 없이는 나의 작은 존재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기에, 그 언저리에 늘 그렇게 머물 뿐입니다. ‘신학’을 하지 않으면 내 삶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사랑’이 없으면 더 이상 속사람이 숨쉬지 못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진형이는 순일을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지도….
다시 꺼내어 본 편지에서의 고백처럼, 다만 그럼에도 순일에게 좀더 다가가고픈 마음의 설레임, 마음의 그리움, 마음의 욕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 까닭에 마음을 아프게 하던 속상함조차도 제게는 너무 귀했으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가슴의 쓰라림을 않고 기도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도 참 행복했습니다.
귀한 행복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 그리고 순일에게 감사하고 있답니다.
‘시작’은 늘 희망을 갖게 만듭니다.
학교에서의 또 다른 삶의 시작, 이번 주면 자리잡을 보금자리에서의 새로운 시작….
비록 준비됨의 과정 속에 속상함들이 있었고, 또한 그 시작의 와중에도 늘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과 억울함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순일의 새로운 시작들에
저 역시도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912
둘이 하나보다 낫다는 것. 둘이 있으면 그 가운데 하나가 넘어져도 다른 하나가 붙들어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둘이 있으면 따뜻하다는 것. 둘이 있으면 승리하되…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 둘을 성경은 ‘친구(동무)’라고 하네요!
가끔은 순일에게 진형이의 ‘추근됨’(?)에 부담스럽겠다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눈치 주시길. 이래뵈도 눈치는 빨라서 알아서 빠집니다.^^
순일에게 ‘친구’의 의미만 가질 수 있어도 진형이는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2003.5.23. 진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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