霓至園_/soon_

처음 쓴 편지

Soli_ 2001. 8. 28. 02:36

신학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 이제는 조금씩 알 것도 같습니다. 거창한 비전이나, 그럴듯하게 말해오던 '소명'을 잊혀지게 만들던 시간들 속에, 다만 그분을 향해 끊임없이 바둥대며 살아가는 것. 

"나의 가는 길은 오직 그가 아시나니…"

내가 무슨 길을 가야하는 길은 감추시는 하나님. 그것이 저에게 은혜가 됩니다. 삶을 향한 불확실성. 그것이 오히려 내게는 하나님을 따라 살 수 밖에 없는 ‘소명’이 됩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주고받는 상처들 가운데, 그로인해 지금 나의 삶은 너무 지쳐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생이, 나의 생이 의미가 있으며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은 모두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잠시나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섬기고자 하는 마음의 애씀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을 가치있게 만듭니다. 

함께 신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어울려있는 것에 몹시도 불편해하는 진형에겐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힘들게 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분께서 부어주시는 은혜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공부를 그만두었을 진형에겐 아직도 ‘혼자’서만 살아가려는 고집들이, 쓴 뿌리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함께’가 아니면 의미없음을 가르쳐 주시는 하나님.
전 아직도 그것을 고백하며 살고있지 못합니다. 
가끔씩은 그것이 마음이 아파 저녁 예배를 드리며 울 때가 있습니다.


순일을 잘 알지못합니다. 다만….
그분께 나아가는 이곳에 순일이 있어 감사의 고백을 갖습니다. 
좀더 다가서고 싶고, 그렇게 순일을 알아가는 기쁨을 기대해 봅니다. 

좀더 친해져요! 샬롬. 


2001.8.28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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