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휴가 오늘은 아내의 휴가다. 내가 예서를 보고 조금 있다가 예지를 데리러 가야 한다. 일주일 휴가였는데, 아내는 기껏 오늘 하루 휴식을 가질 뿐이다. 가진 책들을 팔아 오늘 쓸 아내의 하루 용돈을 마련했다.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라고 문자 보냈는데, 만날 사람이 없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다. 지난 6년동안 아이들 키우고 나니, 편히 만날 친구 찾기도 쉽지 않다. 아내와의 우정을 소홀히 여기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霓至園_/soon_ 2012.10.31
최고의 행복 보통은 예지가 잘 때 내가 출근하는데, 요즘은 바뀌었다. 내가 잠에 겨워 잠자리에서 게으름을 피고 있을 때, 예지가 와서 나를 깨운다. 아침, 잠결에 그녀의 웃음, 웃음소리, 목소리, 손길을 만난다는 것은 최고의 행복이다. 霓至園_/rainbow_ 2012.10.29
우정, 희망 하고 싶은 것, 그러나 하지 못하는 것. 하지 못하는 것, 그러나 언젠가는 꼭 하고 싶은 것. 조금 전까지 새벽 2시가 넘도록 아내와 이야기했다. 숱한 우리의 좌절은 우리의 우정을 더욱 공고히 한다. 김소연 시인은 희망을 "삶의 진자운동을 일으키는 자기장. 흔들리고 흔들리다 보면 닿게 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흔들리는 나의 삶, 곁에 아내가 있어 다행이다. 우린 위기 속에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알아간다. 아내와의 우정이 나의 희망을 더욱 공고히 한다. 霓至園_/soon_ 2012.10.23
대화 책을 보는데 예지가 와서 재잘댄다. "아빠, 뭐해요?" "책 읽지." 좀 있다가, "아빠, 뭐해요?" "인터넷 보지." 좀 있다가, "아빠, 그게 재밌어요?" "응." "아빤, 글자만 보는게 뭐가 재밌니!" 그래서 결국 아이들과 숨밖꼭질 한바탕 했다. 쩝. 霓至園_/soon_ 2012.10.22
좌충우돌, 너의 모험 좌충우돌너의 머리는 상처투성이다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의자에서 추락하고바닥에서 자빠져 머리부터 쿵 떨어졌다 이마엔 긁힌 자국에 멍이 가실 날이 없고 뒤통수엔 제법 커다란 혹이 났다 그래도 기어이 다시 계단에서 뛰어내리고 의자에 위태롭게 올라 재주를 넘으려 한다 운동신경도 아빠를 닮은 놈이 그런 너를 보며 아빠가 예서를 닮아야겠다 생각한다 좌충우돌, 너의 모험을 닮아야겠다 나의 이마와 뒷통수에 멍이 들고 혹이 나더라도 예서처럼 오르고 뛰어내렸으면 좋겠다 오늘은 너를 생각하며 하루를 연다 고맙다, 아들 霓至園_/rainbow_ 2012.10.22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예지는 "새침떼기"란 소리를 제법 듣는다. 한 깔끔하고, 예민할 뿐더러, 작은 날파리에도 소란스럽게 도망치고, 땅에 지렁이, 아니 개미들이라도 볼 때면 큰일 날 것처럼 아빠에게 안기는 아이. 좀더 크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내심 걱정스러웠다. 그런 예지가 외할머니댁에 가 있다. 근처엔 냇가가 있는데, 주말 내내 그곳에서 놀았다고 한다. 처음엔 무서워했지만 곧(!) 적응하여, 온갖 벌레들을 내쫓고, 피라미를 잡고, 심지어 만지면서 귀엽다고 한단다.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 놀라운 발전(?)이다. 역시 아이들은 자연을 벗삼아 살 때, 그 태생적 본능으로 돌아가나 보다. 역시, 잘 노는 아이가 최고다! 霓至園_/rainbow_ 2012.08.06
예서, 쉬 가린 날 2012년 7월 2일. 예서, 26개월만에 쉬를 가리다. 이 모든 영광은 똥오줌 못가리는 녀석들을 정성껏 거두어 사람 만들어가는 순일님께! 이제 조금 있음 기저귀도 떼겠지. 기저귀 찬 엉덩이가 두고두고 보고 싶을거야. 참고로, 예지 사진은 2009년 5월 20일에 찍은 것으로, 25개월 즈음에 똥오줌을 단번에 가려 했다. 역시 누난, 다르다! 霓至園_/rainbow_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