霓至園_/soon_ 38

프로포즈

언젠가 순일에게 옮겨준 시(詩)가 있습니다. 내 가슴에 켜켜 가라앉은 어둠을 밤새도록 어루만지며 차마 말이 되지 못한 채 쌓인 수많은 할 말을 조용히 들어주던 밤 시냇물 부드러운 사랑의 포말도 수억만 개 한꺼번에 모여 천길 벼랑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되면 절망의 바위산 쪼개고 소망의 푸른 나무 키워낼 수 있다고 끊임없이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김연수의 “밤 시냇가에서” 99년 가을에 순일의 수줍은 미소를 처음 보았고, 2001년 순일의 따스한 미소를 경험했으며, 2002년 순일의 사랑스런 미소를 가슴에 담았습니다. 2003년 6월, 드디어 순일의 손을 잡았습니다. 2003년 여름, 순일은 나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04년을 넘어 2005년을 바라보는 오늘, 이제 순일은 ‘마침내’ 나의 사람이 됩..

霓至園_/soon_ 2004.12.31

'순일'이라는 이름의 사랑

게리 채프먼은 사랑의 5가지 종류를 말하였고 C.S 루이스는 사랑의 4가지 종류를 말하였지만, 난 거기에다 또 하나의 사랑을 덧붙이고 싶다. …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순일’이라는 이름의 사랑. ‘사랑한다’는 고백 속에 담아야할 것들, 그런 고민들에 행복했단다. 순일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맺힐 때… 난 참 행복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할까?’, 그런 고민도 있었지만 ‘근사한 선물’보다 더 중요한 건, 감히 ‘내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순일을 깊이 깊이 사랑하는 내 마음. 적어도 난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앞으로 살면서 때로 작은 선물 하나도 준비하지 못할 가난한 시절들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내 마음은 언제나 순일에게 가장 깊고 진실된 사랑을 고백하리니. 그동안 힘들고 아픈 ..

霓至園_/soon_ 2004.05.31

화이트데이

2004년 '화이트데이', 순일에게… 오래 전, 가슴 속 깊이 간직했던 '부르심'을 기억해내려 애쓰고 있단다. 가슴을 온통 그분을 향한, 그분으로 인한 설렘과 소망으로 채우던 고요한 열정…. 성경 한 모퉁이 눈물과 함께 적어놓았던 "Live in Truth", 그리고 가슴에 조아리던 기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잠 못 이루는 밤마다 꺼내어 마주하는 그 다짐과 기도, 소망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기억해내는 것으로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의 언저리를 찾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때로 그 기억해내는 것에의 곤고함에 너무 아프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Live in Truth" 진리란 무엇일까. 나의 삶 속에 부여잡아야할 진실은 무엇일까. 하나님을 믿음으로, 그분을 향해 살아가는 것의 진정한 의..

霓至園_/soon_ 2004.03.14

100일

"오늘은 우리들의 사랑이 100일째 된 날입니다." '약속을 기다리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대들을 향한 오직 한 분이신 우리 주님의 사랑엔 그대들을 향한 약속이 있습니다. 기다림의 끝에 축복되어 쏟아지는 기쁨의 노래들이 아름다운 그대들의 새로운 시작을 밝히리니' 구십구년 겨울, 兄의 결혼 때 쓴 글. 약속을 기다리는 일… 순일과 진형의 사랑에는 어떤 약속들이 주어져 있을까? 지금은 비록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우리의 사랑을 향한 그분의 약속은 무엇일까? 오직 한 분이신 우리 주님의 사랑에 우리들을 위해 예비 된 아름다운 약속들… 그것을 기다리는 일. 때로 그 시간들이 너무 길게만 느껴져 아플 때, 삶이 힘겨울 때, 지칠 때도 있겠지만, 난 그것을 기다리려 해. 인내가 필요한 일. 기다림의 끝에 축복되어..

霓至園_/soon_ 2003.09.09

순일 없는 서울

사랑은 존재를 흔드는 아픔이어도 그리운 이 그리워하는 일 내 생명이 누리는 별빛 같은 축복이려니 고독의 시퍼런 강가에서도 그대 위한 나의 노래는 끝이 없으리 절망의 늪에서조차 내 시간의 가지마다 새순 틔워내는 그대 나의 사랑아 김연수 詩, “사랑은 존재를 흔드는 아픔이어도” 그리운 이, 그리워하는 일 내 생명이 누리는 별빛 같은 축복이려니. 정말 그렇다. 난 지금 “별빛 같은 축복”을 누리고 있다. 그리운 순일, 잠깐동안의 이별에도 그리운 순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사랑을 배운다. 그리고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들 속에서도 사랑을 배우리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 나두 수련회 가고 싶단다. “갈급함”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은, 그분의 사람으로 그분의 세상을 ..

霓至園_/soon_ 2003.07.27

사랑을 고백하다

1. 조병화의 “공존의 이유”라는 詩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메쯤 간다는 걸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올 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또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만날 때부터 헤어질 준비를 하고 살아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를 향해 마음을 쏟으면서도, 가슴 한 구석에선 ‘작별’을 준비해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은 그래야만 사람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곳이기에, 상처도 적당히 남겨야만 새로운 시작을 기약할 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하여 처음부터 ‘작별’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릅니..

霓至園_/soon_ 2003.06.03

‘시작’은 늘 희망을 갖게 만듭니다.

여전히 신학이 무엇인지 모르고,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다만, 그럼에도 그것 없이는 나의 작은 존재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기에, 그 언저리에 늘 그렇게 머물 뿐입니다. ‘신학’을 하지 않으면 내 삶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사랑’이 없으면 더 이상 속사람이 숨쉬지 못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진형이는 순일을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지도…. 다시 꺼내어 본 편지에서의 고백처럼, 다만 그럼에도 순일에게 좀더 다가가고픈 마음의 설레임, 마음의 그리움, 마음의 욕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 까닭에 마음을 아프게 하던 속상함조차도 제게는 너무 귀했으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가슴의 쓰라림을 않고 기도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도 참 행복했습니다. 귀한 행복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 그..

霓至園_/soon_ 2003.05.23

처음 쓴 편지

신학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 이제는 조금씩 알 것도 같습니다. 거창한 비전이나, 그럴듯하게 말해오던 '소명'을 잊혀지게 만들던 시간들 속에, 다만 그분을 향해 끊임없이 바둥대며 살아가는 것. "나의 가는 길은 오직 그가 아시나니…" 내가 무슨 길을 가야하는 길은 감추시는 하나님. 그것이 저에게 은혜가 됩니다. 삶을 향한 불확실성. 그것이 오히려 내게는 하나님을 따라 살 수 밖에 없는 ‘소명’이 됩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주고받는 상처들 가운데, 그로인해 지금 나의 삶은 너무 지쳐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생이, 나의 생이 의미가 있으며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은 모두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잠시나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를 ..

霓至園_/soon_ 200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