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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빛나는 모험에 대하여 (빛과소금, 130805)

★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예지’는 지금 일곱 살인 저의 첫째 딸 이름입니다. 훗날 ‘청년 예지’에게 전하고 싶은 일상 영성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사랑이라는 빛나는 모험에 대하여 스무 살 예지에게, 오로지 ‘함께’가 아니면 의미 없음을 깨닫는 순간,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녀는 ‘남자’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를 가지고 있었고, 저는 ‘다른 존재’와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하면서도 꽤나 구체적인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선 저의 두려움만 얘기하지요. 세상을 인지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난의 숙명을 온몸으로 익혔던 까닭에 다른 누군가와 더불어 공동의 운명을 모색한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저의 인생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함께하여 얻을 수 있는 유익도 꽤나 매력적인 것이었지만, 만약 그..

장흥아트파크에 가다

지난 주, 새로운 직장의 출근일이 정해지고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가족들과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아이들과 좀더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마침 예지가 아파서 생각처럼 여행을 가거나 멀리 가진 못했지요. 가장 마음에 든 곳은 장흥아트파크(http://www.artpark.co.kr)입니다. 거리도 가깝고, 그리 넓은 곳은 아니고 화려한 시설도 없지만, 좋은 미술관도 있고 알뜰히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습니다(수영장도 있는데 들어가진 않았어요).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고... 사실 저도 즐겁게 놀았지요.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가나 어린이 미술관"입니다. 멋진 그림과 전시물도 있고 두툼한 도록도 공짜로 얻을 수 있고 미술관 안쪽엔 실내 놀이터가 있습니다. 공원 내 작은 전시관이 ..

霓至園_/rainbow_ 2013.08.31

‘정의와 샬롬’에 헌신한 ‘그을린 예술’의 길 (복음과상황, 130805)

복음과상황(2013년 9월호)_“독서선집” ‘정의와 샬롬’에 헌신한 ‘그을린 예술’의 길(심보선 지음│민음사 펴냄│2013년)(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지음│신국원 옮김│IVP 펴냄│2010년) 일흔이 되기 전까지 까막눈이었다. 뒤늦게 글을 배워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는 이제 여든살이다. 이제는 한낮에도 시상이 자꾸 떠올라 밭일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다. 예술이란 “작품의 제작인 동시에 삶의 제작이기도 하다는 것, 그러한 몰두가 자아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사회질서가 자기에게 부과한 정체성으로부터 해방되려는 모험”이기도 하다. 어떤 예술은 비루한 현실에 대한 저항이 되고 모험이 된다. 심보선 시인은 이를 ‘그을린 예술’이라 명명한다. 그을린 예술은 타들어 가고 부스러지는 현대인의 삶, 자본주의의 격렬하고 성마른..

너머서교회 유치부 가족캠프(2013/8/15-16)

너머서교회 유치부 가족캠프를 다녀왔습니다. 강화도의 큰나무캠프힐에서 아진아윤(민형)이네, 예지예서네, 다빛다휘네, 소연(소정)이네, 이음이네, 유민이네 등 총 여섯 가정과 안해용 목사님, 이영지 유치부 부장선생님 등이 함께했습니다. 아이들도 즐거웠지만, 아이들을 볼모(?) 삼은 부모들도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마당에서 물놀이. 예서, 방긋! 물놀이 후 영화 감상. 아이들 표정은 사뭇 진지. 애교 율동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막내 소연이. 팬션 마당의 멋진 아이들의 요새로 뛰어오르는 유민이. 유민 엉아 뒤를 물풍선 폭탄을 들고 따르는 예서. 진격의 유치부! 이런 멋진 요새를 가진 팬션이라니!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아이들. 수백 수천 개의 표정을 가진 아이들. 모든 프로그램은 아빠들이 돌아가면서 진..

視線_ 2013.08.19

[강의안] 다시, 책의 희망을 묻다 (호모북커스, 130808)

★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의 프란시스수도원에서 스무 명 남짓의 '호모북커스'들과 함께한 호사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 김성수 목사님의 특별한 배려로 가족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이 혹시 책 읽는 분들께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럽기는 했지만(실제로 책 읽는 분들 사이를 휘젖고 다녔으나 모두들 아이들을 잘 배려해주셔서 감사!),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가고 싶었지요. 김두식 교수님의 강의와 를 아내가 듣고 읽었으면 해서요. ★저에게 주어진 첫날 저녁 시간엔 "다시, 책의 희망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강의했습니다. 강의라기보단 나눔이었고, 고백이었지요. 여전히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묻고 있음을, 오로지 그 질문만이 유효함을 강조하고 싶었지요. 예전에 모 매..

view_/문서운동_ 2013.08.10

부디, 박원순의 야심과 우리의 희망이 패배하지 않기를 (오마이뉴스, 130805)

★오마이뉴스에 38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겨우' 1년 6개월, 이런 정치인 처음 봅니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아렌트의 정치적 공공성에 대한 열망과 박원순의 야심이 부합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고, 아직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 좀 더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분명한 건, 여지껏 봐왔던 정치인과 '정치인 박원순'은 다르다는 점이었지요. 오마이뉴스에서 글도 조금 읽기 좋게 편집하고 제목도 새로 달았는데, 그래서 박원순 시장에 대해 훨씬 더 호의적인 서평으로 읽혀진다는 점, 그 부분이 조금 불만입니다. 부디, 박원순의 야심과 우리의 희망이 패배하지 않기를 [서평]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하다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철학자가 아닌 정치이론가로 불리길 바랐다..

[알라딘] 7월의 주목 신간, <은둔자>에서 <살인자의 기억법>까지

★알라딘 블로그(link)에 올린 글인데, 이곳에도 올립니다. 1. 은둔자 (막심 고리키 지음/이강은 옮김/문학동네)막심 고리키는 20세기 소비에트연방에 저항하며, 억압받는 프롤레타리아 민중을 혁명으로 이끈 예술가다. 이데올로기의 폭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움을 견인하는 것이 예술의 소명이었다. 이 책은 고리키의 대표 단편선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입문서로 충분할 듯 싶다. 2. 진저맨 (J. P. 돈리비 지음/김석희 옮김/작가정신) 이 소설은 1955년 제2차세계대전 직후 쓰여진 작품으로, 신성모독적, 음란하고도 비속적 언어, 초도덕성으로 무장한 '진저맨'('생강색 머리의 남자'라는 뜻)의 이야기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수백 가지 판본으로 5천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이 작품이 쓰여진, 그리고 ..

view_/책_ 2013.08.03

‘가 보지 않은 길’을 도모하는 ‘못다한 사랑’(복음과상황, 130705)

복음과상황(2013년 8월호)_“독서선집” ‘가 보지 않은 길’을 도모하는 ‘못다한 사랑’ (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복있는사람 펴냄│2013년) (문익환 지음│사계절 펴냄│1994년) 살아서 못다한 사랑/천 길 무덤 속 고요한 어둠/뚫고 솟아나리/차가운 샘물로 못다한 사랑 모이고 모여/내를 이루어 흐르리/목메는 강산 곱게 가슴에 수놓으며/흐르고 흘러 바다로 가리/바다로 갔다 구름 되어/못다한 사랑 눈물로 쏟으리 _문익환의 시, “못다한 사랑” 전문 살아서 못다한 사랑은 산하(山河)를 곡진히 흘러 바다에 이르고, 결국 구천(九天)에 올라 다시 눈물 같은 빗줄기로 세상에 내린다. 비 내리는 날이면 끝내 못다한 사랑을 헤아려 잠시라도 숙연한 그리움을 품어야 한다. 황국명 시인..

호모북커스 Summer Book Retreat!

호모북커스 Summer Book Retreat! *일시: 2013년 8월 7일(수)~9일(금), 2박3일(출퇴근도 가능, 잠실에서 버스가 있습니다.) *장소: 프란시스 수도원(강원도 춘천시 남면 발산리 156) *함께읽기 선정도서: (김두식, 창비) *홀로읽기 선정도서: 호모북커스에서 준비한 20여 권의 책 가운데 자유 선택 or 본인이 읽고픈 책읽기 *참가비: 대학생 8만원, 일반 10만원(참가비 감당에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조정 가능합니다.) *문의: 070)4318-2648, 010-4542-2648 한 권의 책, 좋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속 쉼을 누리고픈 이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20~25여 명의 인원이 홀로읽기와 함께읽기의 시간을 가집니다. 더불어 책읽기에 관..

view_/문서운동_ 2013.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