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제자와 만나다

Soli_ 2013. 1. 24. 16:14

내가 스물다섯 살 때, 그는 열여덟 살이었다. 나를 아직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그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한 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그것도 나와 같은 동네의 한 교회 목사다. 교회는 힘겹다. 어렵고 고달픈 교회를 선택하여 섬기는 그의 깊은 속내는 예전 그대로였다. 그는 열여덟 살 때도 아이들의 리더였다. 내성적인 성격에 말도 조근조근, 그러나 논리적이고 곧은 언어를 가진 아이, 그때 그대로였다. 그 깊고 단단한 속내는, 그를 리더의 자리로 이끌었다. 

식사와 차를 나누며, 우리의 오랜 그리움을 정겹게 다독였다. 멘토가 되어달라는 그에게, 친구는 되어주겠다고 했다. 그가 나한테 독서와 글쓰기 훈련을 받고 싶다고 했으나, 그저 너의 친구가 되겠다고 했다. 하여 같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기로 했다. 우리가 다독인 그리움은, 또다른 인연을 기어코 만들어 낸다. 섭리일 것이다.





사실 사진은 어제, 내가 사랑했던 "페이머스 램"에서 아이폰으로 찍은 메이플 라떼. 


'窓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명호 선배  (2) 2013.02.08
페이스북 단상_2013/02/03-02/05  (0) 2013.02.05
페이스북 단상_2013/01/30  (0) 2013.01.30
페이스북 단상_2013/1/25  (0) 2013.01.26
페이스북 단상_2013/1/24  (0) 2013.01.25
부끄러운 얘기  (0) 2013.01.21
그들의 기억력이 좋은 이유  (0) 2013.01.20
햇살, 허위 혹은 낭만  (0) 2013.01.18
페이스북 단상_2013/1/15  (0) 2013.01.16
페이스북 단상_2013/1/10  (0)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