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얘기다.
오늘 "교회 2.0" 워크숍에 갔다가 IVP의 용희 간사를 '우연히' 만났다. 여러 얘기를 했고 여러 그리움과 속상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퇴사하고 처음이다, 이런 얘기. 그와 함께 수련원을 내려와 홍대 옛 사무실, 나의 일터이기도 했던 서점에 잠시 들렀다. 낯선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 갑작스런 편안함에 놀라기도 했다. 편안하다니, 나의 가슴이.
퇴사한 이후 홍대역 부근에는 가지 않았다. 밥 먹자는 옛 동료의 청도 여러 이유를 들어 다음으로 미뤘다. 페이스북에 옛 동료의 글이 나의 '뉴스피드'에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래도 가끔 어쩔 수 없이 보이는 그네들의 이야기는 애써 피했다.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 그랬다. 10년 가까이 일한 이곳에 대한 나의 마음은 마치, 오래 사귀었으나 결국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편안했다.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놀랐다.
부끄러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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