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들불처럼

Soli_ 2013. 1. 10. 00:06

지난 12월 19일 이후, 팟케스트를 듣지 않다가 조금 전, 이털남 252회 "이털남 올해의 인물" 편을 들었다. 진행자인 김종배 씨는 대선 직후, 이분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한다. 모든 좌절감 가운데 절정의 자리엔 이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바로 김종익 KB한마음 전 대표와 장진수 전 주무관이다. 


김종익 씨와 그의 가족들은 대선 개표 방송을 보며 다음날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단다. 몇 개의 재판이 진행 중이고, 5년 간의 실업 상태로 재정 상황도 좋지 못하다. 갑상선 암 진단도 받았단다. 정부의 불법 사찰 이후, 그는 참으로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을 거다. 그 모진 세월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방송을 들으며 무엇보다 허망한 것은, 사람들의 망각이다.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일을 너무나 쉽게 잊어가는 사람들의 나라, 평범했던 한 사람에게 극악의 폭력을 행사하던 권력을 다시 선택한 사람들의 나라. 그 나라가 어지간히 원망스러울 것 같은 그였지만, 그런데도 그는 방송 말미에 옛 시 한 구절을 청취자들에게 들려준다. 


"들불은 태워도 다 꺼지지 않으니 봄바람 불면 다시 살아나리라." 


진실은 들불처럼, 다시 살아나리라. 그러니 좌절하고 허망한 사람들은 힘을 내란다. 부끄러움에 가슴이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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