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다우리에게 배운다

Soli_ 2013. 1. 8. 14:14

송강호 박사님의 책 「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에도 정다우리 님의 사진이 두 장 들어가 있다(아래 사진). 활동가들과 대치한 경찰들의 모습, 경찰들에 고착/진압당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담겼다. '진달래산천' 조성봉 감독을 통해 그의 사진을 받았다. 감독님은 다우리 님의 사진에 대해 "그가 얼마가 가까이 얼마나 깊이 다가가 기록해 내는지... 그의 프레임엔 그의 눈물과 열정과 진심이 오롯이 담겨있다."라고 쓴다. 나는 어찌할 바 모를 부끄럼에 가슴이 서늘하다. 다우리. 이제 그의 나이 스물이다. 


"열여덟에 구럼비에 와서 지금 스물이 되었다.", "인권, 평화, 정치 사회, 민주주의, 노동, 문화예술이 스스로의 수업이었다.", "그런 그가 카메라를 던져버렸다. 빛을 담고자 했던 그가 스스로 빛이 되고자 한다."




「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에 들어있는 정다우리 님의 사진들(글은 김진형. 211면)  



"주민들은 너무 순진했다. 그들의 낙관은 정당했으나, 오래 지나지 않아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상대는 치밀했고, 영악했고, 게다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정다우리



"정의와 평화의 가치는 오롯이 하나님 나라의 표상이다. 정의가 꺾이고 평화가 스러질 때, 그는 더욱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정다우리



조성봉 감독님께서 페이스북에 남긴 글



다우리

공사장 철문에 스스로 몸을 끼워넣었다.
용역들이 밀쳐내고 닫으려고 했지만 필사적으로 메달렸다.
기어코 용역들에게 빼았겼든 것들을 되찾아 
닫힌 공사장 정문앞에 또다시 바리케이트를 쌓았다.
그리곤 백배를 올렸다. 
이날 따라 경찰은 용역을 위해 달려와 주지 않았다. 

김광석의 노래들을 좋아한다고 했다. 
세상에는 두종류의 사람이 있다. 김광석의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못한 사람.

이틀전 6일, 그의 기일이었다. 
습관처럼 기억이 찾아와 어쩔 수 없이 한잔을 했다. 
다우리와 함께.

공사장 정문에서 밤을 새운 뒤 아침밥을 함께 하며
각각 소주한병을 마셨다. 

"왜 그렇게 빨리 마시니?"
"집에 들아가 아무 생각없이 푹 잘려구요."

...

또 한해가 지나 이제 그의 나이 스물이 되었다. 
열여덟에 구럼비에 와서 지금 스물이 되었다. 삼년이다.
그는 중학교를 나와 홈스쿨링을 하다 구럼비로 왔다. 
이제 구럼비학교 고교졸업반이 되었다.
인권, 평화, 정치 사회, 민주주의, 노동, 문화예술이 스스로의 수업이었다.
기타도 치고 노래도 곧잘하고 사진을 무엇보다 좋아했다. 
그의 사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가 얼마나 가까이 얼마나 깊이 다가가 기록해 내는지.... 
그의 프레임엔 그의 눈물과 열정과 진심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런 그가 카메라를 던져버렸다. 
빛을 담고자했던 그가 스스로 빛이 되고자 한다. 
지금 그는 방황중이다. 스무살의 빛나는 방황. 
곧 강정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여지껏 6번의 연행.
세번의 구럼비 무단침입과 세번의 업무방해로 그는 재판중이다.

다우리,
그에게서 느끼고 그에게서 배운다.
사랑한다! 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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