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페이스북 단상_2013/1/15

Soli_ 2013. 1. 16. 00:16



1. 비와 구름의 요정


비의 요정은 폭신폭신한 구름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여 일을 하러 가요. 

"오늘은 땅이 촉촉해지도록 비를 내려야지."


구름에는 수도꼭지가 있어요. 
비의 요정이 그 수도꼭지를 열면 땅으로 주룩주룩 빗줄기가 쏟아지지요. 


아빠: 예지야, 그럼 비의 요정이 눈도 내려주는 걸까?

예지: 음... 아빠, 아니에요. 눈의 요정이 따로 있을 거에요. 그리고 눈의 요정은 구름을 조금씩 조금씩 떼어 땅에다 뿌리는 거에요. 겨울이 되면 땅이 너무 추우니까요. 눈으로 덮어 주어야 해요.





2. 아바서원 유감


이 책을 통해(<배제의 시대 포용의 시대), 스캇 맥나이트가 제대로 주목받길 바란다. 하지만, 제목은 물론, <배제와 포용> 원서와 번역본의 저 그림에 얽힌 스토리를 아는 나로선, 그저 아바서원이 멋지다고만 하기엔 좀 씁쓸하다.


ⓒ전의우


(그리고 덧글)

메시지로 뭔 일인가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서, 다만 이렇게 덧붙인다. (한 사람만 건너면 거의 대부분 지인과 동료로 그득한 기독 출판계에 이런 얘기하는 건, 결코 나 스스로에게 좋지 못할 것이나) 기독 출판계에도 신생출판사의 '新生'출판사다운 결기가 절실하다. 아바서원이라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3. 빨강머리 앤


예지와 "빨강머리 앤"을 보는 중. 어느 날,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의 브로치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는다. 그 죄로 다음날 소풍에 가지 못하는 벌을 받는다. 누명을 받는 앤도 속이 타지만, 거짓말하는 앤을 바라보는 아주머니의 속도 탄다. 앤은 거짓 자백을 준비하고, 아주머니는 집안 일을 끊임없이 만들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없어진 듯 여겼던 브로치가 발견된다. 앤의 누명은 극적으로 벗겨지고 소풍에 가까스로 가게된다. 

옆에서 예지는 내내 마음 조리며 본다. 앤이 소풍을 가지 못하게 될까봐. 나도 마음 조린다. 마릴라 아주머니의 마음이 느껴져서.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리고 얼마나 다행인지, 앤이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오해한 것이어서. "빨강머리 앤"을 보며 내내 감탄하는 것은 마릴라 아주머니다. 바야흐로 '마릴라 아주머니의 재발견'이다!(이걸로 글 하나 써야겠다!)




4. 아내의 몸살


어제, 오늘 몸살로 끙끙대느라 미안해서, 아내를 위해 <서칭 포 슈가맨>을 다운받아 놓았다. 그런데 막내는 배가 계속 아프다고 투정부리다 8시부터 자고, 아내는 몸살끼가 있다며 9시부터 잔다. 그리하여 난 홀로 <서칭 포 슈가맨> OST를 들으며 "빨강머리 앤의 희망이 되어준 사람들"이란 제목의 글을 쓴다. 마음은 미안하나 정신은 반짝이는 이 시간이 얄밉기도 고맙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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