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페이스북 단상_2013/1/25

Soli_ 2013. 1. 26. 15:02

1.

한 번 읽었던 책을, 서평 쓰기 위해 다시 읽는데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서평을 쓴다는 것은 텍스트의 질문에 대한 나의 응답일 것. 허나 거대한 슬픔에 할 말을 그만 잃어버린다. 막막함에 시선을 피하고야 만다. 그리하여 오늘은 책을 덮는다.


2.

오늘 나의 위로.

김영민, "나는 즐겨 '사람만이 절망'이라고 되뇌지만, 드물게 '사람만이 희망'인 경우도 있는 것이다. 마치 아우슈비츠의 로렌초처럼."


3. 

도서관에 있으니, 사람들이 도서관으로 찾아온다. 다행히 도서관 맞은 편엔 비교적 저렴하고 맛있는 카페도 있고, 바로 옆에는 내가 애용하는, 맛은 덜하지만 좋은 재료를 쓰는 분식점도 있다. 뒷편에는 날씨만 좋으면 한가로이 거닐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숲도 있다. 오전엔 오랫동안 사귀던 편집자를 만났고, 오후엔 또다른 출판사에 있는 어떤 기획자와 처음 만났다. 참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다. 책의 절망을 말하지만, 그것을 오히려 소명으로 되새김하는 결기 어린 사람들이다. 그들과 '책'과 '사람'을 이야기했다. 기획은 그런 바특한 공간 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기획은 어쩌면 아득한 세상에서 아늑한 한 줌의 숨, 그 공간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오늘 읽은 책에서, 장소와 공간 개념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대목을 읽었다. 이 도서관 언저리는 참 좋은 공간이 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감사한다. 흔치않은 여유로움을 그네들에게 선사할 수 있어 즐거운 하루다.


4.

아이들 재우다 같이 잠들었다 깼다. 이런, 어쩌나. 아내가 보던 텔레비전 앞에 나도 앉았다. 이병우가 나온다. "어떤 날" 시디를 찾아 이 난감한 밤을 위로해 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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