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사랑을 배우며

Soli_ 1993. 5. 1. 00:00

사랑을 배우며


겨울. 젊음이라는 이름만으로 아름다워야 할 모습이지만 언제나 짓눌림으로 힘겨웁던 시간들이 오히려 혼자라는 외로움에 민감해했다. 언뜻, 비추이던 미소는 너무나 흐려 보이질 않던 겨울… 겨울이었다

사랑. 어느날 찾아온 감흥어린 벅참. 기다림만 더하던 겨울날. 모처럼의 설레임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가능성으로 되새기며 고린도전서 십삼장의 사랑처럼 주님 닮은 사랑이길 기도하는 간절함.

사랑한다는 것. 늘 부끄러웠던 죄인이 온기에 익숙지 못한 탓으로 하루하루의 그 참의미를 잃기도 하는 아픔. 온 맘으로 감당해야 했지만 그러하지 못한 건 끝내 내어주지 못한 자존심 탓, 이기적인 사랑 탓…. 그래서 보고싶던 얼굴 향해 울던, 울리던 날들. 사랑한다는 건 때론 너무 아프기도 하는 것.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이젠 淸明한 하늘. 아직 그리움이 따스함을 타고 흐르지만, 어느 정도의 여유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기에 관조할 수 있는 계절. 십자가의 主 사랑을 알기에 한없는 부끄러움만이 가득해 더욱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아픈 가슴일지라도, 겨우내 흘린 눈물이 아직 채 마르지 않았을지라도, 아직 쏟아내야 할 눈물이 있더라도… 간구할 수 있는 사랑 있음은 그 자체로 축복인 주님 주신 것,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주님, … 당신 닮은 사랑이고 싶었습니다.
조심스레 고백하며.


1993.5.1 "하제"에 실은 글.

"하제"는 청소년문예센타에서 발행하는 
청소년선도,선교쪽지



_그리고 2003.12.19에 덧붙임

오래전에 썼던 글입니다. 93년,제가 스물한살 때였습니다. 작은 사랑에도 가슴앓이를 심하게 하던 순수... 지금 제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때 내가 사랑했던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랑, 그 순수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가능케하던 우리 주님을 향한 가슴의 따스한 열정이었습니다. 메마른 광야같은 겨울, 오늘 그 사랑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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