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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길'을 숙고하다 (복음과상황, 130407)

복음과상황(2013년 5월호)_“독서선집” '공부의 길'을 숙고하다공부하는 삶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이재만 옮김│유유│2012) 청춘의 커리큘럼 (이계삼 지음│한티재│2013) 기독교는 흔히 책의 종교라 불린다. 기독교인은 '그 책의 사람들'이어야 마땅하다. 식민 지배를 받던 이스라엘은 '그 책'의 예언을 소망으로 삼아 험난한 세월을 견뎌냈고, 마침내 이 땅에 오신 예수로 말미암아 초대교회는 그 책을 완성하고 확장하였다. ‘그 책’은 모든 사람에게로, 모든 학문적 영역으로, 모든 사회의 환희와 고통 속으로 확장되어야 마땅하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계승자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는 그 확장을, 지성인에게 주어진 고귀한 소명으로, 《공부하는 삶》이라는 격조 높은 제목으로 소개하고 권면한다. 먼저, ..

또박또박 쓴 나의 진심 (빛과소금, 130409)

★빛과소금 5월호에 기고한 글이며, "거듭난 남자, 아내의 자리를 생각하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또박또박 쓴 나의 진심 "인류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남성에게 억압과 폭행을 당해온 시절에도 먹이를 찾아 아이를 양육하며 가정을 이끌고 삶을 이어오면서 평화를 지킨 중심이었습니다. 평화를 지키려는 본성을 아직도 많이 가진 존재가 여성이죠. 그 여성이 남성에게 군국주의적, 산업적 탐욕을 멈추라고 명령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로버트 서먼이 안희경과의 대담에서 한 이야기다(, 76쪽). 평화의 근원은 늘 여성의 자리였다. 남자는 탐하고 모략하고 침탈하지만, 결국엔 여성의 품을 그리워하고 굴복한다. 어머니의 자리, 아내의 자리에서야 그 깊은 안식을 누린다. 언젠가 여성의 시대가 도래할 때, 비로소 우리는 충만..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아직도 불안하다면 이 책을! (오마이뉴스, 130429)

★ 선정작_2013년 5월 ★오마이뉴스에 26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공부만 외치는 당신, 어리석은 부모입니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아직도 불안하다면 이 책을! [서평]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지음│비아북 펴냄│2013년 4월) 우리 첫째 아이는 일곱 살, 둘때 아이는 네 살이다. 흔히 말하는 '미운 네살,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이다. 특히 첫째는 딸인데 사사건건 엄마와 대립한다. 유치원에선 '바른생활 아이'로 통하는데, 집에서는 세침떼기와 왈가닥스런 극단을 수없이 오간다. 끊임없이 묻고 의심한다. 엄마가 뭐라 그러면 딸은 "아닌데, 선생님은 그렇게 얘기 안 했는데?"라며 엄마의 신경을 돋군다. 엄마의 권위는 유치원 선생님의 권위에 무시당하기 일쑤다. 엄마의 스트레스..

큰일이다, 그대에게 마음을 뺏겼다 (오마이뉴스, 130423)

★ 이달의 당선작(리뷰)_2013년 4월★오마이뉴스에 25번째로 기고한 글입니다. 큰일이다, 그대에게 마음을 뺏겼다[서평] (43인 작가 쓰고 7인 사진가 찍다|북멘토|2013) 애달픈 사랑은 연인의 마음을 직시하여 그 심연의 상처를 한없이 어루만지다가, 곱디고운 위로의 말을 살며시 포갠다. 강정을 '그대'라고 부르는 43인의 작가와 7인의 사진가의 연서를 담았다. 책의 제목은 이다. 강정은 예로부터 평화롭고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제주민들은 '일강정', '이번내'(화순), '삼도원'(대정읍 신도)이라 하여, 강정을 살기 좋은 첫 번째 마을로 꼽았다. 귤나무가 자라는 예쁜 마당을 가진 집들 사이 돌담을 따라 10여분 걸어 닿는 해안엔, 1.2km에 이르는 거대한 통바위인 구럼비라 불리는 너럭바위가 펼쳐진..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납니다 (오마이뉴스, 130422)

★오마이뉴스에 24번째 기고한 글입니다.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납니다 [서평] (사사키 아타루 지음|송태욱 옮김|자음과모음|2012) 밤은 '열정적 고독'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고독은 반드시 가슴속 깊은 열망에 닿아야 한다. 고독을 담보한 혁명은, 허튼 교만을 전복시키는 처절한 성찰이자 진리에 대한 곧은 결기다. 책 읽기는 열정적 고독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하여 이 책의 부제는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다. 책 읽기는 곧 혁명의 역사다 일본의 니체로 주목받는 철학계의 신성 사사키 아타루의 은, 제목부터 섬뜩하고 도발적이다. 파울 첼란의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언뜻 느껴지는 첫 인상과 달리 이 제목의 본의는 '전진'에 있다. 손의 절연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세상에 안주할 수 없다는 굳..

무엇으로 우리의 존엄을 지켜낼 것인가 (오마이뉴스, 130419)

★오마이뉴스에는 23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민낯 보여주는 포로수용소, 현실과 다르지 않네"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무엇으로 우리의 존엄을 지켜낼 것인가 [서평] (랭던 길키 지음|이선숙 옮김|새물결플러스 펴냄|2013)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유태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랑클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 동료와 가족들은 분리 수용되었고, 하나둘씩 극심한 폭압 속에 죽어갔다. 프랑클은 하루에 한 컵씩 배급되는 물을 받아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은 얼굴을 닦았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희망은 시작된다고 믿었다. 언제 가스실로 끌려갈지 모를 위태로운 삶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내 1945년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 남았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유태인 프리모 ..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해_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해_" 의 저자 샤를 단치는, 마치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다가 죽음을 맞는 신화 속의 이카루스처럼', 독서를 통해 '소멸과 죽음에 맞서 결국 불멸에 이르는 것'을 말하더군요. 너무 비장한가요? 그는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독자가 얻게 되는 것은 이타심'이라고요. 따라서 우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철저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며 독한 독서라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광주 선생님의 책과 책에 대한 정의를 좋아하는데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 읽기는 '일탈의 공간'이자 '수태의 성별된 시간'이라고요. 멋지지 않나요? 마음껏 '일탈을 음모하고 꿈의 놀이'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것이죠. 그런 일탈과 놀이 속에, 현실의 힘겨..

view_/문서운동_ 2013.04.19

______목사님께 추천하는 열한 권의 책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읽은 책에서만 추천할 수 있고, 제가 읽는 책의 범위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으며 편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목록이 하나의 목록으로서 유효하다는 것,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어떤 가치에 대한 확신이 반영되어 있는 까닭에, 종종 그런 무모한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감히 몇 권의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저에게 내주신 '숙제'가 일반 분야 5권, 신앙/신학 분야 5권의 책 추천이었는데요, 일반 분야는 조금 넘치나, 기독 분야는 겨우 채웠습니다. 그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아무래도 목사님께서 어지간한 기독교 분야의 좋은 책들을 읽으셨을 것 같아서 신앙/신학 분야는 최근 신간으로 제한하였습니다). ★일반 분야_ 잘..

view_/문서운동_ 2013.04.18

'나'를 향했던 그리움을, 이제 '타자'에게 허락하자고 (오마이뉴스, 130416)

★오마이뉴스에 22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당신을 한번쯤 웃게 해주고 싶었어요"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나'를 향했던 그리움을, 이제 '타자'에게 허락하자고[서평] 신경숙의 , 그리고 신경숙은 어느날 무심히 올려본 말간 밤하늘에 둥그렇게 뜬 달을 보았다. 어떤 날은 보름달이고, 어떤 날은 초생달이고, 어떤 날은 구름에 뒤처져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달이 보기에 '나'는 티끌 같은 존재이겠으나, 달은 '나'를 콕 집어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따뜻하고 명랑한 '달의 말'처럼, 작가는 독자에게 편지 같은 짧은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내게, 당신이란 존재는 언젠가 내가 읽었던 아픈 책을 같이 읽은 사람이다. 그 사람을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