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상황" 1월호에 <한국어판 메시지>에 대한 유감 부분에 대해,
"복있는사람"의 편집자 님과 메일로 대화한 내용입니다.
0. "복음과상황"에 썼던 부분
이찬수, 김동호, 유기성 목사 등 보수적이면서도 합리적 성향의 목회자들의 설교집들이 강세였다. 이들은 현실에서의 실천적 영성, 즉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그런 면에서 ‘베스트셀러 <메시지>’는 조금 아쉽다. <메시지>는 ‘오늘의 언어로 해석된 성경’이다. 언어란 그 시대와 땅의 현실을 반영하는 컨텍스트로, 유진 피터슨은 ‘말씀/텍스트’를 오늘 이 땅의 현실 속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메시지/컨텍스트’로 옮기고자 하였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저자의 바람은 왜곡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저 <메시지>는 쉬운 우리 말로 번역된 또 하나의 역본으로 환영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저자가 그토록 강조했던 ‘언어’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말로의 번역 자체가 무리한 시도였겠지만!).
1. "복있는사람" 편집자 님의 메일
김진형 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저는 복 있는 사람 편집부에 근무중인 OOO입니다.
지난 주말 쉬는 동안 '복음과상황' 1월호에 기고하신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최근 기독 출판에 대해 꼼꼼하고 날카롭게 분석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메시지>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어 문의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교회에서 <메시지>를 번역한 1차 목적이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진 피터슨이 <메시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성경을 어려워하던 사람들에게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게 해주고, 말씀을 너무 익숙하게 여겨 보지 않던 사람들에게 다시금 성경을 꼼꼼히 살펴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내 취지는 간단하다. (일찍이 우리 교회와 공동체에서도 그랬듯이) 성경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성경을 읽게 해주고, 성경에 관심을 잃은 지 오래된 사람들에게 성경을 다시 읽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굳이 내용을 쉽게 하지는 않았다. 성경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다. 그래서 <메시지>를 읽다 보면, 더 깊은 연구에 도움이 될 주석성경을 구하는 일이 조만간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때까지는, 일상을 살기 위해 읽으라. 읽으면서 이렇게 기도하라. ‘하나님, 말씀하신 대로 내게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요즘 읽고 있는 볼프의 책에 따르면, “텍스트는 능동적 행위자도 사물도 아닌, ‘사회적 관계’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독자는 “의미를 해독하는 작업을, 곧 기호화된 의미에 대한 개연성 있는 설명을 구성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읽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인 ‘말씀/텍스트’를 오늘 이 땅의 현실(말씀하신 콘텍스트) 속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살아내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의 요지는, 복상에서 언급하신 부분이 후자에 대한 아쉬움인지, 아니면 <메시지> 한국어판 번역이 <메시지> 원문의 묘를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신지 궁금합니다. 지난 4년 동안 <메시지> 작업에 참여했고 또 진행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독자의(특히 전문 기획자의) 피드백이 궁금하고 앞으로 작업하는 데(완간에서 개정판까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새해 맞이하시기를 소망합니다.
OOO 드림
2. 그리고 나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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