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상황 22

‘가 보지 않은 길’을 도모하는 ‘못다한 사랑’(복음과상황, 130705)

복음과상황(2013년 8월호)_“독서선집” ‘가 보지 않은 길’을 도모하는 ‘못다한 사랑’ (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복있는사람 펴냄│2013년) (문익환 지음│사계절 펴냄│1994년) 살아서 못다한 사랑/천 길 무덤 속 고요한 어둠/뚫고 솟아나리/차가운 샘물로 못다한 사랑 모이고 모여/내를 이루어 흐르리/목메는 강산 곱게 가슴에 수놓으며/흐르고 흘러 바다로 가리/바다로 갔다 구름 되어/못다한 사랑 눈물로 쏟으리 _문익환의 시, “못다한 사랑” 전문 살아서 못다한 사랑은 산하(山河)를 곡진히 흘러 바다에 이르고, 결국 구천(九天)에 올라 다시 눈물 같은 빗줄기로 세상에 내린다. 비 내리는 날이면 끝내 못다한 사랑을 헤아려 잠시라도 숙연한 그리움을 품어야 한다. 황국명 시인..

황홀한 에로티시즘의 계절이 왔다 (복음과상황, 130503)

복음과상황(2013년 6월호)_“독서선집” 황홀한 에로티시즘의 계절이 왔다 「성서의 에로티시즘」(차정식 지음│꽃자리│2013) 성서를 읽으며 가장 난감했던 것은 어김없이 아가서였다. 노골적이고 관능적인 언어들은 과감했다. 텍스트에 당황해서 펴든 주석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알레고리, 훗날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에 대한 예표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해설했다. 텍스트에서 한껏 자극받은 충만한 설렘은, 그만 한풀 꺾이고 만다. 그런데 요즘, 신학적 인문학의 통전적 맥락에서 생동하고 약진하는 언어로 나를 흥분시키는 신학자 차정식은, 그런 주석들을 ‘아가에 대한 산만한 말들’이란 표현으로 제압한다. 최근 출간된 그의 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외람되고 위태롭다. 성서를 둘러싼 전통의 금기와..

우리를 다독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 (편들고 싶은 사람-은수연 편, 복음과상황, 130406)

★복음과상황 2013년 5월호 “편들고 싶은 사람-은수연 편”으로 실었던 원고입니다. 실제 잡지에 실린 원고는 구성과 분량면에서 조금 다르고, 당연히 제 블로그의 글이 좀 더 깁니다. 우리를 다독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 의 저자 은수연 씨 엄밀히 말해, 그녀의 편을 들고자 만났으나 그녀가 우리의 편을 들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녀는 숱한 고통에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듬는다. 그녀를 보고 가슴속 깊은 상처를 꺼내 놓는다.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신음을 토한다. 지독한 슬픔, 혹은 두려움과 마주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길을 걷는다. 그녀는 앞서 걷는 희망의 존재인 셈이다. 그녀는 우리나라 최초의 친족 성폭력 생존자 수기를 썼지만, 그녀를 희망의 지표로 삼는 사람..

"공부의 삶" 너머 "공부의 길"

그달에 읽었던 최고의 책은 "복음과상황"에 소개합니다. 5월호에는 세르티양주의 과 이계삼의 을 소개했습니다. 이 좋은 책들이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르티양주와 이계삼의 공통점은, 치열한 고독이라는 전제, 그리고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사람이 걸음을 더 말리 내딛는다’는 각오를 가졌다는 것이다. 세르티양주가 공부의 자세와 방법을 다루고 있다면, 이계삼은 그 공부가 성스러운 독방이 아닌 거친 광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디, 세르티양주에게 한껏 자극 받은 공부에 대한 충만한 결의가, 이계삼이 교직을 내려놓고 뛰어든 그 광야 같은 세상에서 단단한 걸음으로 펼쳐지길 바란다."(서평 중에서)

view_/책_ 2013.04.09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복음과상황, 130302)

★에 대한 서평은 두 버전으로 썼습니다. "복음과상황"에 기고한 서평에서는 또다른 성폭력 피해자인 철학자 수잔 브라이슨의 책 와 비교하여 트라우마의 문제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서평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인 저자 은수연에게 초점을 맞추되, 우리나라 성폭력의 현실과 성평등의 문제를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복음과상황"에는 분량이 많아서 조금 덜어냈습니다. 블로그엔 전문 그대로 싣습니다. 복음과상황(2013년 4월호)_“독서선집”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은수연 지음│이매진│2012) 「이야기해 그리고 다시 살아나」(수잔 브라이슨 지음│인향│2003) 삶은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저마다의 ..

불가능한 꿈을 지피면서, 걷고 걷다가, 죽어버리십시오 (복음과상황/오마이뉴스, 130226)

★오마이뉴스에 13번째 채택된 글이며(버금), "몰락한 교회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희망"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복음과상황(2013년 3월호)_“독서선집” 불가능한 꿈을 지피면서, 걷고 걷다가, 죽어버리십시오 「당신들의 기독교」(김영민 지음│글항아리│2012) 「회심의 변질」(알렌 크라이더 지음│박삼종 외 옮김│대장간│2012) 철학자 김영민의 도드라진 언어는 우리를 난감하게 한다. 그의 서사는 구체화된 비수가 되어, 우리의 심장을 멎게 만들 것만 같고, 깊은 탄식으로 우리 존재를 기어코 몰락시키기도 한다. 그리하여 몰락한 우리 슬픈 존재들의 희망을 오직 ‘동무로서의 연대’에 둔다. 레비나스가 말한 대로, “건널 수 없는 심연이며, 포섭할 수 없는 이웃이며, 다독거릴 수 없는 긴장이며, 끝나지 않는 기다..

"당신들의 기독교"로 묻고 "회심의 변질"로 답하다

김영민은 지금, 여기에서 기독교의 절망을 폭로하며, 기독교 신앙의 원형을 예수께서 걸어가신 ‘그 길’에서 찾고자 한다. “제자란 ‘타자성의 소실점을 향해 몸을 끄-을-고 다가서는 검질기고도 슬금한 노력’”이어야 하기에, 결코 예수보다 앞서지 말고, “예수처럼, 다만 불가능한 꿈을 지피면서, 걷고 걷다가, 죽어버리십시오.”(이상, 5면)라고 권면한다. _"복음과상황" 3월호에 쓴 서평 중에서

view_/책_ 2013.02.06

독서 노트 003(2013/01/26), 「위로하는 정신」에서 「복음과상황」까지_

★관련 포스팅 독서 노트 001(2013/01/13), 「단단한 공부」에서 「불멸의 지휘자」까지_독서 노트 002(2013/01/19), 「하나님 아픔의 신학」에서 「다카페 일기 3」까지_독서 노트 003(2013/01/26), 「위로하는 정신」에서 「복음과상황」까지_독서 노트 004(2013/02/02), 「삶은 홀수다」에서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까지_독서 노트 005(2013/02/02), 「삶은 도구」에서 「단단한 진리」까지_독서 노트 006(2013/02/18), 「고통」에서 「모든 것이 은혜다」까지_독서 노트 007(2013/02/25), 「문학은 자유다」에서 「소설과 소설가」까지_ 위로하는 정신_체념과 물러섬의 대사 몽테뉴(슈테판 츠바이크 지음|안인희 옮김|유유|2012)박맹호 자서전_책(..

view_/독서노트_ 2013.01.26

'<한국어판 메시지> 유감'의 변

"복음과상황" 1월호에 에 대한 유감 부분에 대해, "복있는사람"의 편집자 님과 메일로 대화한 내용입니다. 0. "복음과상황"에 썼던 부분 이찬수, 김동호, 유기성 목사 등 보수적이면서도 합리적 성향의 목회자들의 설교집들이 강세였다. 이들은 현실에서의 실천적 영성, 즉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그런 면에서 ‘베스트셀러 ’는 조금 아쉽다. 는 ‘오늘의 언어로 해석된 성경’이다. 언어란 그 시대와 땅의 현실을 반영하는 컨텍스트로, 유진 피터슨은 ‘말씀/텍스트’를 오늘 이 땅의 현실 속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메시지/컨텍스트’로 옮기고자 하였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저자의 바람은 왜곡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저 는 쉬운 우리 말로 번역된 또 하나의 역본으로 환영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view_/책_ 2012.12.31

너머서교회_선교 보고

너머서교회 선교 보고 및 선교 헌금 작정의 시간 PPT(2012년 12월 30일)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창세기의 창조 사건에서부터 요한계시록의 새 창조까지,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일관되게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음은 모든 사람, 모든 곳, 모든 영역에서 정의와 평화를 회복시킵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백성이 되라는 지상 명령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너머서교회는 이를 위해, (1)지역 사회 섬김, (2)교회 개혁 운동, (3)해외 선교 등의 세 가지 영역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너머서교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아직 부족합니다. 첫째, 선교비 지출의 부족입니다. 실질적인 헌신이 부족합니다. 정관 6장 22조에는 외부 사용액이 전체 예산의 ..

窓_ 201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