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독교 분야의 책을 손꼽아 보았습니다.
엄정한 심사와 객관적 기준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게다가 제가 읽은 기독교 책이 얼마 되지 않기에(심지어 아래 책 중 개정판들은 거의 읽어 보지도 않았답니다. 그저 제게 좋았던 책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들만 추려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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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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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피》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허명수 옮김|IVP 펴냄|17년 4월
1952년에 발표한 오코너의 장편소설. 이 소설이 왜 이제서야 한국에 소개되었는지 그게 의아할 뿐.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왜 신앙의 언어는 그 힘을 잃었는가?
마커스 J. 보그 지음|김태현 옮김|비아 펴냄|17년 4월
나는 기독교 신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리고 기독교의 삶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은 언어라고 생각한다. 왜곡도 언어의 차원에서 시작된다. 신학을 공부하고 업으로 삼는 이들이 언어학과 논리학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보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은 아주 조금 바뀌었다. 보그 같은 선생에게서 배울 수만 있다면!
《복음의 공공성》
구약으로 읽는 복음의 본질
김근주 지음|비아토르 펴냄|17년 5월
다음은 CTK 올해의 책에 붙인 추천의 글.
“종교개혁 500주년이었지만, 혹은 종교개혁 500주년이라서, 한국교회의 2017년은 더 비참하고 초라했다. 종교개혁의 정신은 한국교회의 갱신과 공공신학·공적신앙의 강화를 요청한다. 성서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당위는, 복음이 결코 사적 영역에 머무를 수 없다는 각성을 추동한다. 그런 측면에서 김근주는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저자였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복음주의에 충실하고도 엄밀한 성서학 작업을 통해 공공신학·공적신앙의 전위에서 분투했다. 특히 이 책은 그의 빛나는 성취다. — 김진형, 생각의힘·아토포스 편집장"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역사적 자료에 기초한 초대교회 모습
로버트 뱅크스 지음|신현기 옮김|IVP 펴냄|17년 6월
한때 교회가 세상을 전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이 책마저도 1980년에 출간된 책이라는 아쉬움까지 챙겨 읽을 것.
《로마서》
출간 100주년 기념판
칼 바르트 지음|손성현 옮김|신준호 감수|복있는사람 펴냄|17년 8월
이 책의 초판(1919)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전 번역본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우리는 그 ‘사건’을 '온전히'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번역서 중 올해 최고의 책.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
기타모리 가조 지음|이원재 옮김|새물결플러스 펴냄|17년 8월
한들에서 펴낸 신준호의 번역으로 이 책을 처음 읽었다(당시 쓴 블로그 글은 여기. http://soli0211.tistory.com/274).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나처럼 당신들도 사로잡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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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
이진오 지음|비아토르 펴냄|17년 9월
이 책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와 한계에서부터 출발한다. 한편 그것은 원래 교회의 본질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건강한 작은 교회’의 기준들에 사소한 불만이 있음에도 내가 이 책을 손꼽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당신들의 신국》
한국 사회의 보수주의와 그리스도교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엮음|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기획|돌베개 펴냄|17년 10월
한국 사회의 보수성의 근간이 되었던 ‘한국적 기독교’의 탄생과 성장, 그 폐혜를 탐구한다. ‘한국적 기독교’의 멸망을 위해 읽어야 할 책.
《페미니즘과 기독교》
강남순 지음|동녘 펴냄|17년 10월
초판(1998)을 수정·보완한 개정판인데도 올해의 책에 포함시키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와 함께, 한국 기독교가 강남순을 제대로 발견해내지 못했던 그 오랜 시간들도 헤아려보았으면 한다.
《성경의 시대착오적인 폭력들》
존 쉘비 스퐁 지음|이계준 옮김|한국기독교연구소 펴냄|17년 10월
성서를 문자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성서의 정신은 심각하게 훼손된다. 성서의 문자적 해석과 성서의 정신이 충돌할 때 많은 신학자들은 심오한 도그마를 제시한다. 내 생각에 그 도그마는 궤변에 가깝다. 존 쉘비 스퐁 신부는 문제적 인물이다. 그는 가장 정직하게 성서를 해석하는 신학자다. 진리에 대한 그의 정직함은 그를 가장 진보적인 신학자로 만들었다.
《아빠는 왜 그렇게 살아?》
김병년 목사의 일상다반사 2
김병년 지음|비아토르 펴냄|17년 11월
기적의 일상성을 담고 있는 책. 그의 일상다반사, 세 번째 책을 벌써부터 기다린다.
《제자가 된다는 것》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
로완 윌리엄스 지음|김기철 옮김|복있는사람 펴냄|17년 11월
로완 윌리엄스는 최근 몇 년간 내가 발견한 가장 탁월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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