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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시 (도종환)

아이들을 위한 시 도종환 이 아이들의 가슴 속에 무슨 꽃이 피고 어떤 나무가 자라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이 아이들이 좋다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바람이 불고 어떤 구름이 지나가고 있는지 나는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안아주고 싶다 작고 죄 없는 이 아이를 이 여윈 아이들의 깊은 곳에 어떤 하느님이 계시고 어떤 기도가 흘러나왔는지 나는 듣지 못하였다 그래도 나는 바란다 눈동자가 까만 이 아이들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서귀포 모래밭 순비기꽃보다 더 순한 빛깔이 그들에게서 나오고 천년을 사는 사오댄 나무보다 더 오래가는 생명이 그들에게서 시작되므로

scrap_ 2013.07.17

유시민의 항소이유서(1985)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정본(유시민 스스로 인정한 정본)은 「유시민을 만나다」(지승호 지음|북라인|2005)의 부록에 실려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절판 중이고, 얼마 전 제가 쓴 글 "자유인 유시민도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들'처럼 살아가길"을 읽으신 분들이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찾으시며 문의도 주셔서, 저의 예전 블로그에 있던 것을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본 적 : 경상북도 월성군 ○○면 △△동 주 소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시흥 1동 ○○아파트 11동 △△호 성 명 : 유 시 민 생년월일 : 1959년 7월 28일 죄 명 :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요 지 본 피고인은 1985년 4월 1일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

scrap_ 2013.03.04

[김도언] "문학은 그 어떤 도그마의 울타리에도 갇혀선 안 된다."

나는 김수영 시인의 열렬한 독자이나, 김도언 시인의 지적도 소중히 간직하련다. "시인에 대한 평가는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때 그에 대한 최상의 예의와 존경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소유와 욕망 사이에서 일어나는 개인적 분열과 모순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그의 쇄말적 진실과 그것이 당대와 불화할 때 무기력하게 절망하는 모습이 솔직하고 멋있어 보였다. 문학이 대학과 사회의 교양으로 널리 퍼지고 있을 때, 그리고 독재정권과 투쟁하는 보루가 되었을 때, 지식인들에 의한, 지식들을 위한 문학적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 김수영은 동원하기 좋은 아이콘이었고, 그 과정에서 김수영도 원하지 않았을 거대한 권위가 만들어졌다. 김수영은 닭이나 키우면서 평생 권위에 맞서 싸운 사람인데, 그 자신이 지..

scrap_ 2013.02.23

[김규항] 재개

[김규항] 재개http://gyuhang.net/2613 한해 넘게, 좌판 인터뷰만 진행하며 내 글은 쓰지 않았다. 트위터도 대선 몇달 앞두고 그만두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유주의 재집권에 올인하는 현실엔 분명히 반대했지만, 대세를 돌이킬 수 없으면서 그렇게라도 희망을 가져보려는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세는 자유주의 세력 스스로 만든 게 아니라 이명박에 대한 반감이 만든 거라 쓰나미처럼 강력했다. 전에도 밝혔듯이 나는 자유주의 세력과의 선거연합 자체를 반대한 건 아니다. 내가 반대한 건 ‘이명박 정권 교체’ 혹은 ‘박근혜 정권 저지’를 위한 선거연합이 실제로는 자유주의 세력으로 ‘흡수통합’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다. 진보정치의 거개가 자유주의로 넘어가거나 무..

scrap_ 2013.02.15

[southclock] 소조-김영하 논쟁을 보고 든 생각 두 가닥

★최근 김영하의 소설 (2012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를 읽은 김에, 2011년에 있었던 '김영하-조영일의 문학 논쟁' 관련 두 개의 글을 스크랩해둔다. 나의 글은 아니고, 내가 종종 방문했던 블로그의 글들이다. 나는 이들의 문학 논쟁을 매우 관심있게 관전하였고, 그들의 품격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김영하는 소설가의 존재론적 측면을 주로 말했다면, 조영일은 문학의 현실 참여를 강조하였다. 존재론적이건, 현실 참여적이건 그들의 관심은 어떤 문학적 소명에 관한 것들이었다. 아쉬운 것은 이 논쟁이, 당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과 맞물리면서 일방적인 '김영하 비토'로 이어졌고, SNS 상에서 그는 치욕에 가까운 모멸을 겪어야 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논쟁은 정점에 미처 오르기 전에, 서로의 감정만 상한..

scrap_ 2013.02.01

[雨香] 김영하-조영일 논쟁: 다시 불거진 문학 논쟁에의 관심

★최근 김영하의 소설 (2012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를 읽은 김에, 2011년에 있었던 '김영하-조영일의 문학 논쟁' 관련 두 개의 글을 스크랩해둔다. 나의 글은 아니고, 내가 종종 방문했던 블로그의 글들이다. 나는 이들의 문학 논쟁을 매우 관심있게 관전하였고, 그들의 품격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김영하는 소설가의 존재론적 측면을 주로 말했다면, 조영일은 문학의 현실 참여를 강조하였다. 존재론적이건, 현실 참여적이건 그들의 관심은 어떤 문학적 소명에 관한 것들이었다. 아쉬운 것은 이 논쟁이, 당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과 맞물리면서 일방적인 '김영하 비토'로 이어졌고, SNS 상에서 그는 치욕에 가까운 모멸을 겪어야 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논쟁은 정점에 미처 오르기 전에, 서로의 감정만 상한..

scrap_ 2013.02.01

[김도언] 변방의 작가들을 위하여

난 비록 작가는 아니지만, 변방에 있는 자로서 위로가 되는 소설가 김도언 님의 페이스북 글. 문단에는 술자리가 많다. 출판기념회와 문학상 시상식과 송년회, 그리고 문예지 발간 뒤풀이 등등. 그런데 그런 술자리에 참석해서 술을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좀 쓸쓸해지고 만다. 문단 술자리에 오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변변치 못한 작가와 시인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지금 어떤 골목을 배회하고 있을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얼굴과 이름들을 가만히 불러보는 것이다. 문학도 사람의 일이어서 얼굴을 보고 술잔을 기울이고 인사를 하는 동안 친연성이란 것이 도모된다. 그 친연성에 따라 작가나 시인들의 작품이 품평된다. 그래,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scrap_ 2013.01.25

출판 불황

기노시타 오사무 교수 "저는 '출판 불황'이라는 말은 안 썼으면 합니다. 출판 불황이라는 말은 출판인의 사고 정지, 노력 부족을 얼버무리기 위한, 무책임한 말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만드는 쪽에 있습니다. 기획을 잘 못해서 잘 팔리는 책을 못 만들어낸 것, 좋은 저자를 발굴하지 못한 것, 편집자 기획력의 진부함, 출판사의 마케팅 능력 부족을 먼저 겸허히 돌아봐야 합니다." http://bizmakoto.jp/makoto/articles/0908/26/news015_4.html

scrap_ 2013.01.25

[한겨레-이성복 시인] 난해한 은유 걷어낸 ‘직유’의 시 (최재봉)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70496.html 시인 이성복(61) 이성복 10년만의 시집 ‘래여애반다라’ 이성복(61) 일곱 번째 시집 (문학과지성사)신라 향가에서 빌린 주문같은 제목 인생의 여섯단계, 여섯글자로 요약 시 전편에 ‘~처럼’ 직유표현 넘쳐나 모든걸 하나로 잇고싶은 욕망 비쳐 실험시보다 편안한 산문 두드러져 시인 이성복(61·사진)이 일곱 번째 시집 (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2003년에 낸 두 시집 과 이후 10년 만이다. 반가운 마음에 시집을 손에 쥔 독자는 수수께끼 같기도 하고 주문 같기도 한 제목 앞에 당혹해할 듯하다. ‘來如哀反多羅’라고 한자로 새겨 주어도 요령부득이기는 마찬가지다. 이 구절이 이두 문자로 쓰인 신라 향가 ‘공덕가’(功德..

scrap_ 201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