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은행을 돌아 들어가면, 골목골목이 모두 우리의 아지트였다. 운동화를 사거나 옷을 살 때,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면 으레 찾던 골목, 골목 어딘가에 엄마같던, 이모같은 분식집 사장님들이 계셨다(아, 그때, 음악 DJ가 있던 떡볶이집이 있었다!). 군중들 사이를 헤쳐 골목을 빠져나오면, 꽃집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서인지, 아니면 산 중턱에 자리잡은 금남의 성역 같았던 여대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인지, 오랫동안 그 향기를 잊지 못했다. 헤아려보니, 20년도 더 된 시간이 흘렀고, 이곳의 풍경은 남김없이 바뀌었고, 하늘거리던 향기는 가슴에 그리움으로만 기억된다. 그럼에도 눈부신 하늘, 시리도록 푸른 저 하늘은 그대로다. 다행이다. — 성신여자대학교 (Sungshin Women's Universit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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