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_/책_ 96

<관능적인 삶> 출간 기념 북토크 후기

★ 서평은 여기에 있습니다_ http://soli0211.tistory.com/486 출간 기념 북토크 후기 2013년 12월 17일 스폰지하우스_ 1. 진행자 김두식 교수는 처음부터 살짝 소외되었다. 이서희 작가와 민규동 감독의 은밀한 우정 때문이다. 이서희 작가는 민규동 감독의 이름을 풀이하며, 곁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 같은 존재라고 하였다. 멋졌다. 김두식 교수는 살짝 소외되었으나, 그 소외를 즐겼을 것이다. 어떤 기쁨은 자신의 소외됨을 기꺼이 허락한다. 2. 김두식 교수와 이서희 작가는 ‘페친’이란다. 김두식 교수는 그를 둘러싼 '페이스북 현상’에 주목하였고, 강렬한 매혹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흔쾌히 진행 요청을 받아들였단다. 이서희 작가의 북토크 진행을 한다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40년 ..

view_/책_ 2013.12.18

호모북커스에서 추천한 올해의 책 5

호모북커스에서 추천한 올해의 책 5 지난 토요일 송년 모임에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총 10권의 책을 추천했고 그중 5권의 책을 소개했죠(5권은 주최측에서 골랐고, 나머지 5권은... 비밀!ㅋ). 제가 소개한 5권의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안희경 지음|오마이북 펴냄) 인터뷰어 안희경은 한국인의 지평에서 민주주의, 정치, 사회, 교육, 환경생태, 여성의 문제를 질문하고, 인터뷰이였던 세계의 석학들은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본의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맞서 지켜내던 공동선(共同善)의 가치에 대해 답변하였다. 그리고 그 두 지평이 만나는 지점에, 하나의 생각이 온갖 난해한 절망을 딛고 다시금 희망을 추동한다. 2013년 첫번..

view_/책_ 2013.12.16

알라딘 올해의 책 10

알라딘 올해의 책에 10권의 책을 투표함 알라딘은 '올해의 책'을 뽑는 방식이 좀 다르다. 자신이 직접 구입한 도서 중에서 10권의 도서를 뽑게 되어 있다. 그리고 간단한 추천의 이유를 쓰란다. 난 알라딘이 아니라 서점에 직접 나가 책을 사는 경우가 절반은 되어서 공평하진 않으나 이런 방식, 나름 마음에 든다. 올해 내가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은 102권, 그중 10권의 책을 뽑았다. 죄와 속죄의 저편 장 아메리 지음|안미현 옮김|도서출판 길 펴냄값싼 용서가 치루어야 하는 댓가는 자명하다. 제대로 죄값을 치루지 않은 그들은 다시 권력을 쥐고 세상을 호령한다. 반복되는 비극이다. 지금 우리가 그러하지 않은가.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아포리즘 펴냄 정치인 유시민이 아니어서 욕할 이유가 소멸했다. 지식소..

view_/책_ 2013.12.02

<다른 길이 있다> 북콘서트 후기_

김두식 교수님 북콘서트 후기_2013년 11월 15일 벙커1_ 1. '가고 싶다'에서 '가야겠다'로 바뀐 건 사회자가 변영주였기 때문이었고 과연 그 선택은 옳았다. 2. 고경태의 열렬한 팬인데, 직접 뵐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하고 싶으나, 뚝심으로 돌진하던 논지, 세련된 품위, 위트와 재치로 그득한 텍스트 이미지는 와르르 무너졌으니, 이를 어쩌나!(물론 그래도 좋았다는 얘기...^^) 3. "소심"의 사전적 의미는 '대담하지 못한 조심스러움'이다. 이는 그 말이 쓰이는 맥락에서 유추한 해석일 것이다. 고경태는 이 책의 발문 제목을 "소심을 돌파하는 결심"이라 하였다. 김두식의 소심 안엔 '단단한 확신'이 있다고 단언한다. 인터뷰이에 대한 '지나친' 배려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정혜신이 '환자는 결국 ..

view_/책_ 2013.11.23

예사롭지 않은 겨울의 시작

여름이 끝나갈 무렵, 출판사에서 다시 일하기로 결심했을 즈음부터 책 읽기는 호흡의 패턴을 잃었다. 책은 희망이자 절망이었고, 삶의 일탈이자 권태였다. 뜨겁던 여름의 쇠락은 가을에 사무쳤고, 난 숨가쁘게 달리면서도 그 서글픔이 살뜰하여 자주 울었다. 그리고 겨울에 이르렀다. 유난히 소담스런 책들이 나를 맞는다. 미카미 엔은 책으로 얽힌 인연의 미스터리로 유혹하고, 이서희는 관능의 문장으로 나를 매혹하여 사로잡는다. 손택의 청춘은 열정을 다스리는 파토스를 선사하고, 김두식의 단단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은 길 너머 길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렇게 다다른 나의 밤엔 김연수의 노란 불빛 서사가 기다린다. 책이 다시 삶의 호흡이 될 조짐이다. 예사롭지 않은 겨울의 시작이다.

view_/책_ 2013.11.21

[알라딘] 7월의 주목 신간, <은둔자>에서 <살인자의 기억법>까지

★알라딘 블로그(link)에 올린 글인데, 이곳에도 올립니다. 1. 은둔자 (막심 고리키 지음/이강은 옮김/문학동네)막심 고리키는 20세기 소비에트연방에 저항하며, 억압받는 프롤레타리아 민중을 혁명으로 이끈 예술가다. 이데올로기의 폭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움을 견인하는 것이 예술의 소명이었다. 이 책은 고리키의 대표 단편선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입문서로 충분할 듯 싶다. 2. 진저맨 (J. P. 돈리비 지음/김석희 옮김/작가정신) 이 소설은 1955년 제2차세계대전 직후 쓰여진 작품으로, 신성모독적, 음란하고도 비속적 언어, 초도덕성으로 무장한 '진저맨'('생강색 머리의 남자'라는 뜻)의 이야기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수백 가지 판본으로 5천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이 작품이 쓰여진, 그리고 ..

view_/책_ 2013.08.03

삶에 대한 곡진한 헌사, 박총의 신간

책에 대한 헌사인줄 알았는데, 삶에 대한 곡진한 헌사더라. 텍스트를 따라 눈길만 주었을 뿐인데, 어느새 그의 삶을 따라 걷고 있더라. 그러다 보면 갈피마다 잘 말려놓은 듯한 이름 모를 꽃잎, 풀잎들이 덩달아 나의 삶에도 움트더라. 달큼한 향기가, 초록빛 흥겨움이 움튼다. 김현진의 말대로 '이번에도 박총답다'. 그리하여 '박총'다움에 일조한 책들이 도리어 수지맞았더라.

view_/책_ 2013.07.13

[미생] 회사를 그만 둔다는 것

142수(link)를 보다 가슴이 조금 아팠다. 퇴사하기 1년 6개월 전, 난 안식월을 시작하며 이직을 '고민'할 것이라고 회사에 말했다. 오란 곳이 두어 군데 있었다. 회사에 먼저 말하고 만나는 것이 좋을 듯했다. 난 그것이 신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식월 휴가 도중에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조기에 복귀해야 했다. 회사는 어려웠고, 남아야 했다. 그런데 복귀하는 날,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 내가 다른 회사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단다. 그럴 것 같아 미리 말한 것이었는데. 다시 열심히 일했다. 난 원래 이성보다 감성지수가 높고 이상을 쫓던 사람이었는데, 어느덧 조직에선 꽤나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10년을 보낸 직장이었다. 팀원 두 명이 차례로 퇴사했다. 과정이 좋지 못했고, 난 심한 ..

view_/책_ 2013.07.09

<옥중연서> 읽기 전 단상

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복있는사람 펴냄|2013년 5월 타자를 위한 존재란, 그 자신을 던짐으로 완성된다. 그리하여 오직 의미로만 존재해야 하는 숙명을 기꺼이 수용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통념은, 그 숙명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간한 '본회퍼 선집'이 '전집'이 아니어서 아쉬웠고, 특히 연인 마리아와 주고받은 서신집이 빠져서 더욱 아쉬웠던 차에, 이번에 복있는사람에서 이 서신집을 란 애틋한 이름으로 출간하였다. 두어 달 전에 박종현 대표를 뵈었을 때, 이 책과 에버하르트 베트게의 본회퍼 전기 완연본의 원서를 보여주며 흐뭇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정성스런 마음으로 책도 잘 만든 것 같다. 소박한 겉표지를 들어내면 본회퍼가..

view_/책_ 201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