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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아카데미 독서출판 컨퍼런스" 단상

Soli_ 2013. 3. 10. 23:53

"청어람아카데미 독서출판 컨퍼런스" 단상

http://www.bluelog.kr/623


1. IVP 그만 둘 때, 그간 캠퍼스에서 강의한 것을 헤아려보았더니 모두 67회였다. 같은 캠퍼스를 세 번까지 간 적이 있으니, 방문한 캠퍼스 숫자는 그보다 적을 것이다. 문서학교는 입사 이듬해인 2004년부터 강사와 스태프로 참가하였고,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디렉터로 일하였다. 하지만, IVP를 그만두기로 한 다음부터, 캠퍼스나 교회의 강의 요청을 계속 사양해왔다. 

2. IVP를 그만둔 여섯 가지 이유가 있다(사직서에는 그중 다섯 가지만 적었다). 여섯 번째 이유는 독서, 그리고 책 읽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회의 때문이었다. 문서운동을 위해 IVP에서 일했으나, 문서운동에 대한 확신을 잃었던 까닭이다. 이것은 물론 나의 개인적 한계와 결부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지금껏 '책 읽기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그것을 글로도 쓰고 있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강의를 멈춘 것은 그것 때문이기도 하다. 

3. 청어람에서 제안이 왔을 때, 많이 망설였다. 가능하다면 거절하고 싶었다. 밥벌이로 첫 번째로 선택한 일이 그즈음 마감이기도 하고, 앞서 말한 이유들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하기로 했다. 나의 회의론이, 이번 계기로 길을 찾기를 바란다. 이번 독서출판컨퍼런스의 캐치프레이즈가 "가능한 생태계, 가슴뛰는 상상력"이란다. 책 읽기에 대한 충만한 열정을 품은 이들도 만났으면 좋겠지만, 나 같은 믿음 없는 회의론자도 만났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4. 강사 이름을 보니 나만 '전직'을 현재 프로필로 쓰고 있고나(내가 쓴 건 아니지만). 속히 과거를 딛고 미래를 현재의 프로필로 삼고싶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