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 구입을 최대한 절제하는 까닭에, 서점에 나갔다가 만지작거리다 그냥 뒤돌아서는 책들이 제법 있다. 이 책 <공동소유: 미심쩍은 초대교회의 이상>도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인데다가, 이 책의 후기를 읽고서는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다가 잊었던 것 같다.
간밤에 대장간의 배용하 대표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출판사 인수 관련 어떤 소문이 있었나보다. 어제 본 영화 <더 헌트>를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문은, 그 소문에 가담한 사람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충분히 악의적이고 폭력적이다. 대표님의 글이 잊혀지기 않아 불편한 오후에, 택배로 이 책 <공동소유: 미심쩍은 초대교회의 이상>이 왔다. 대표님이 보내주신 것이다. 죄송한 마음이 요동쳤다.
그래서 대신, 서점에 나가 <거꾸로 사는 삶>을 사왔다. 옛적 대장간의 대표이셨던 박기삼 님의 저작으로, "대장간 정신"이 잘 담겨있는 책이다. 구판을 여러 권 사서 선물했던 기억이 있고, 여지껏 구판도 소장하고 있다. 나의 이십 대, 대장간 출판사는 나에게 '도전하는 정신'이었다. 배용하 대표님이 오신 후에 이 책을 복간하시는 것을 보며 너무 기뻤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서야 이 책을 구입한다. 이 책을 읽으며, 대장간이, 배용하 대표님이 더욱 힘내시길 바란다. 어제, 배용하 대표님의 담벼락에 다음과 같은 덧글을 남겼다. 진심이다. 반갑고 기쁜 마음이 '그때'를 잃지 않고 발휘되길 바란다.
"저는 무엇보다 '대장간'을 다시 읽는 것이 황홀합니다. 그 시절 읽었던 책들이 복간될 때마다, 대장간이 아니면 출간되지 못했을 책을 만날 때마다 경험하는 그 황홀함은 독자로서 참으로 특별한 것입니다. 치졸한 소문들이 진실을 압도할 때가 있지요. 부디 힘내시길, 독자로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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