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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넌 매닝을 다시 읽다

Soli_ 2013. 1. 29. 21:51

마감 하루 앞둔 서평 쓰느라 브레넌 매닝의 책을 찾아 헤맨다. 청탁받은 원고의 주제는 "십자가 혹은 부활"이었고, 애초 서평을 쓰고 싶었던 책은 매닝의 회고록인 <모든 것이 은혜다>(복있는사람)이었다. 근데 네 권 밖에 못찾았다. 그것도 <부랑아 복음>(진흥)은 절판되어 <한없이 부어주시고 끝없이 품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규장)란 제목으로 개정되었고, <아바의 자녀><사자와 어린양>(복있는사람)은 같은 출판사에서 재조판이 나왔다. <모든 것이 은혜다>는 도서관에 들고다니다 잃어버린 것 같고, 최근에 나온 그의 책들은 베란다에 쌓아 둔 박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까닭없는 사랑이시다."(<사자와 어린양>, 22면) 


매닝의 책을 뒤적이다 난데없이 감동의 흔적을 조우하며 새삼 부끄러워졌다. 책의 갈피마다 스며든 나의 메모 속엔, 감당하기 힘든 성찰과 감격의 기록이 적혀있다. 하나님의 맹렬한 사랑 앞에 스스로를 부랑아로 읊조리던, 그리하여 폭풍 같은 삶을 살았던 그를 따라가며 나의 가슴은 한없이 저민다. 봄날에 선보일 이 잡지의 서평은 이렇게 마무리할 거다. 


"부활은 우리 신앙의 절정이지만, 또한 삶의 시작이기도 하다. 모든 가능성은 이에 근거한다. 부활의 신앙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삶에 숭고한 미학적 가치를 부여한다.  ‘부랑아’ 같았던 가난한 우리 존재를 찬란한 빛으로 구원하시고 영원한 나라에의 소망을 지금 이곳에서 살아내도록 하신다. 봄날, 눈부신 햇살이 그분의 부활과 맞닿아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