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서교회 17

유언장

너머서교회는 해마다 송구영신 모임에 숙제가 있다. 유언장 쓰기와 새해 우리 가족의 말씀 정해가기. 너머서교회를 다닌지 3년 정도 되었는데, 송구영신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 하여 유언장도 처음 쓴다. 숙제처럼 시작했으나 사뭇 진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의 가장 속깊은 마음이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거나 소유하며 살지 못했지만,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충분히 누렸습니다. 가장 깊은 헤아림으로 늘 저를 지켜주는 순일, 가장 아름다운 순수를 가진 예지와 예서가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지금 세상을 떠난다면, 무엇을 더 누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거칠고 모진 세상에 그대들 곁에서 조그마한 힘도 보태드리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서러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언장을 쓰면..

霓至園_/soon_ 2012.12.31

너머서교회_선교 보고

너머서교회 선교 보고 및 선교 헌금 작정의 시간 PPT(2012년 12월 30일)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창세기의 창조 사건에서부터 요한계시록의 새 창조까지,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일관되게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음은 모든 사람, 모든 곳, 모든 영역에서 정의와 평화를 회복시킵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백성이 되라는 지상 명령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너머서교회는 이를 위해, (1)지역 사회 섬김, (2)교회 개혁 운동, (3)해외 선교 등의 세 가지 영역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너머서교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아직 부족합니다. 첫째, 선교비 지출의 부족입니다. 실질적인 헌신이 부족합니다. 정관 6장 22조에는 외부 사용액이 전체 예산의 ..

窓_ 2012.12.31

홀트교회와 함께 드리는 성탄절 예배

교회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 일산의 작은 교회들이 연합하여, 해마다 성탄절에는 홀트교회의 장애인들과 함께 예배 드립니다. 예배가 시작하기 전, 중증 장애인들의 숙소를 방문하여 예배당으로 모시고 옵니다. 예년에 비해, 이번 예배는 발표회 중심이 아니라, 예배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말씀도 홀트교회의 전도사님께서 전하시고, 홀트교회 여디디야 성가대와 너머서교회 남성 중창단이 함께 찬양하였습니다. 국악 발표와 청소년 친구들의 워십 댄생 시간도 있었는데, 홀트교회 교우들이 너무 즐거워하셨지요. 예배가 끝나고 네 살 성우를 숙소까지 데려다주러 예배실을 나서는데, 성우는 그때부터 우울해졌습니다. 마침내 숙소에 다다르자 울기 시작합니다. 성우에겐 헤어짐이 절망인 까닭입니다. 그래서 너머서교회 교회학교는 성탄절 뿐만 ..

視線_ 2012.12.26

아이들 때문에, 다시 희망을 품습니다

이틀간 너머서교회 이삭이네, 다빛이네, 아진이네, 민지네, 예지네가 함께 산음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예감하고 저녁엔 조촐한 기쁨의 성찬도 준비했었지요. 그런데 졌습니다.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눈부신 초록 생명들도, 고요한 바람과 눈부신 푸른 하늘도,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던 밤 하늘의 수많은 별빛들도 우리의 절망을 쉬이 위로하지 못했고, 어느 누구도 섣부린 희망을 말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눈부신 눈빛, 웃음, 앙탈, 투정, 재치, 위트, 사랑, 생명들은 우리의 절망을 가소롭게 만들고, 금새 희망을 만들어내더군요. 아이들 때문에, 다시 희망을 품습니다. 그게 부모된 우리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視線_ 2012.12.20

뜨락

우리 교회는 소그룹을 뜨락이라고 하고, 뜨락 모임을 정기적으로 한다. 뜨락 도우미로 명명되었으나 제대로 섬기기는커녕, 제대로 뜨락 모임에 참여도 하지 않았다. 교회에 충분히 들어가지도 못한채,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운영위원이나 뜨락 도우미로 임명된 것이 불만이었고, 고달프고 바쁜 삶이 늘 변명거리였다. 그런데 이번엔 잡혔다. 그래서 참석한 뜨락 지기 모임. 가만히 듣고만 있었는데, 성도들의 힘겨운 삶이 기도제목으로 나누어졌다. 아픈 아들로 인해 절망에 길들여진 엄마의 기도,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재정적 위기 속에 아이들의 양육을 위한 부모의 기도, 본인 또는 자녀의 이혼에, 가정의 불화에 힘겨운 이들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우리가 혼자가 아닌 것을, 공동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모두가..

窓_ 2012.10.21

고독

오늘 설교 제목은 "고독"이었다. 어머니가 어렸을 적 돌아가신 이후, 늘 혼자였던 목사님은, 밤 늦게 집에 들어올 때면, 자신을 맞이하는 깜깜한 어둠이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일 땐 라디오를 켜놓거나 아침 집 밖으로 나갈 때 작은 등불을 켜놓고는 했다고 한다. 너머서교회를 개척하고 나선, 다시 혼자인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무실에 혼자일 때가 많고 식당에도 혼자 가야 했다. 처음에 그것이 너무 싫었으나, 지금은 그 고독을 연습한다고 한다. 음악도 끄고, 아득한 정막 속에 자신과 마주한다고 한다. 설교를 들으며, 나의 고독을 생각했다.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 언제부턴가 일하러 나가신 후 밤마다 우시던 어머니. 아버지의 빈자리와 어머니의 울음소리 사이에서, 난 혼자있기를 바랐다. 혼자 있는 시간..

窓_ 201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