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교 제목은 "고독"이었다. 어머니가 어렸을 적 돌아가신 이후, 늘 혼자였던 목사님은, 밤 늦게 집에 들어올 때면, 자신을 맞이하는 깜깜한 어둠이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일 땐 라디오를 켜놓거나 아침 집 밖으로 나갈 때 작은 등불을 켜놓고는 했다고 한다. 너머서교회를 개척하고 나선, 다시 혼자인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무실에 혼자일 때가 많고 식당에도 혼자 가야 했다. 처음에 그것이 너무 싫었으나, 지금은 그 고독을 연습한다고 한다. 음악도 끄고, 아득한 정막 속에 자신과 마주한다고 한다.
설교를 들으며, 나의 고독을 생각했다.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 언제부턴가 일하러 나가신 후 밤마다 우시던 어머니. 아버지의 빈자리와 어머니의 울음소리 사이에서, 난 혼자있기를 바랐다. 혼자 있는 시간이어야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고, 비로소 그때에야 가슴 속 꿈들이 숨을 쉬었다. 그러나 좁은 집에서 네 식구가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 혼자 있는 시간은 귀하고 사치였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다시 좁은 집에서 네 식구가 산다. 여전히 고독은 고프나 귀하다. 가끔 사치스럽다. 일 중독 경향은 아마 그런 갈망 비슷한 것에서 연유된 것인지도 모른다.
사치스런 고독 말고, 연습되어지는 고독이 필요하다. 횡설수설, 오늘 설교의 적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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