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된다는 것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제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이미 오래 전에, 아님 제가 남성의 본질의 가지고 태어나는 그 순간에서부터
이미 간직하고 있었던 본능, 본능에의 기쁨을, 희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새롭지만, 결코 낯설치만은 않은 기쁨입니다.
되려 '회복'이라는 단어가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_아침, 신현기 간사님께 보낸 메일 중에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적인 부담감은 말 그대로 현실이 되고, 이로 인해 '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은 위축될 수 있으며,
한달이 채 안된 예지와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은 아내를 섬기는 일도 생각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은 곤할지언정,
나에게 아내는 날마다, 매 순간마다 오랜 그리움이며, 마지막 남은 열정의 원천이다.
나에게 예지는 날마다, 매 순간마다 때묻지 않은 기쁨이며, 끝내 이루고야말 소망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