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저는 헌책방에 책을 되팔지는 않습니다. 그냥 드립니다. 사람에 따라 책을 팔아야 할 일도 있겠지요. 저 또한 살림돈이 다 떨어지고 허덕이던 2000년 가을에 몇 천 권을 판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팔았다기보다 아예 '책을 통째로 내놓았다'고 해야 옳을 듯 합니다. 또한, 헌책방에서 책을 살 때에 흥정을 하지 않습니다. 헌책방 일꾼이 매긴 책값을 고스란히 치릅니다. 헌책방 일꾼이 매긴 책값이 너무 높다 싶으면 웃돈을 더 드려야 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어느 책이든 저한테 오는 책은 저한테 고마운 선물이요 마음밥이기에, 책값을 흥정한다는 일은 생각할 수조차 없으며, 생각해서도 안 되는 노릇이라고 느껴요. 그러니 헌책방에 책을 팔 일은 아주 마땅하게도 없겠지요?"
최종규, <책 홀림길에서>(텍스트, 2009), 2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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