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5/21
보듬어 용기를 북돋아주어도 될까 싶은데,
잔뜩 주눅들어 힘겨운 사람과 시선을 마주하여 모진 소리를, 정색하며 했다.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린 그를 다독거리기보단,
되려 한껏 자극하는 편을 선택했다.
예지가 소변에 피가 묻어나온다.
소아과에 물었더니 산부인과로 가라하고, 산부인과에 갔더니 대학병원으로 가란다.
아내가 놀랬다. 아마, 겁많은 여섯 살 아이 예지는 더 무서웠을 것이다.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별것 아닐게다, 그럴 가능성이 훨씬 많을거다.
그래도, 놀랜 예지 마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럽다.
예지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 위해, 내일 휴가를 냈다. 그래서 야근 중이다.
그런데, 잘 안 된다. 목표로 했던 것만큼 마치기 힘들 것 같다.
여행 다녀온 여파이기도 하고, 오늘 나로 인해 힘겨웠을 그이와 나,
그리고 예지가, 머리와 가슴 속에 무겁게 자리잡았다.
무언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힘든 날이다.
2012/5/22
아프면서 자라는거지요.
그러면서 사랑도, 감사하는 것도 배워가는거지요.
아픈만큼, 그 만큼의 위로를 또다른 친구에게 전할 수 있겠지요.
2012/5/24 아침부터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초음파 찍으러 왔다. 예지보다 어린 아가가 있다. 모두들 저마다의 힘겨움에 어떤 이는 슬프고, 어떤이는 두렵고, 어떤 이는 화가 나있다. 무릇 아픔은 상대화하거나 객관화할 수 없는, 허나 지극히 보편적인 힘겨움을 겪는다. 그 속에 저마다의 사연이, 그래도 살만한 것이길, 이겨낼만한 것이길 기도한다. 예지도, 저 아가도. — 일산병원에서
2012/6/5
예지 검사 결과를 듣고 왔어요. 큰 문제 없다고 합니다.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김승신,Jongho Kim, 홍성우, 허순일, SeongHan Kim,
Sophie Jihye Lee, 박현선 그리고 Hyojin Kim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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