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3

사랑이라는 빛나는 모험에 대하여 (빛과소금, 130805)

★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예지’는 지금 일곱 살인 저의 첫째 딸 이름입니다. 훗날 ‘청년 예지’에게 전하고 싶은 일상 영성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사랑이라는 빛나는 모험에 대하여 스무 살 예지에게, 오로지 ‘함께’가 아니면 의미 없음을 깨닫는 순간,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녀는 ‘남자’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를 가지고 있었고, 저는 ‘다른 존재’와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하면서도 꽤나 구체적인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선 저의 두려움만 얘기하지요. 세상을 인지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난의 숙명을 온몸으로 익혔던 까닭에 다른 누군가와 더불어 공동의 운명을 모색한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저의 인생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함께하여 얻을 수 있는 유익도 꽤나 매력적인 것이었지만, 만약 그..

If Only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 사랑함에도 그들은 어긋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여자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자는 생각한다. "둘 중 한 사람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지만 제발 그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더 많이 사랑한 그녀는 죽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이별의 비극이 완전한 사랑의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그 중심에는 드디어 사랑하는 법을 깨달은 남자가 있다. 로맨틱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이안(폴 니콜스)의 무관심에 언제나 상처받는다. 그들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사만다의 일방적인 관심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 위태로운 이들의 관계는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 날 둘 사이의 말다툼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안의 무심함에 지친 사만다는 ..

view_/영화_ 2004.11.24

사랑을 배우며

사랑을 배우며 겨울. 젊음이라는 이름만으로 아름다워야 할 모습이지만 언제나 짓눌림으로 힘겨웁던 시간들이 오히려 혼자라는 외로움에 민감해했다. 언뜻, 비추이던 미소는 너무나 흐려 보이질 않던 겨울… 겨울이었다 사랑. 어느날 찾아온 감흥어린 벅참. 기다림만 더하던 겨울날. 모처럼의 설레임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가능성으로 되새기며 고린도전서 십삼장의 사랑처럼 주님 닮은 사랑이길 기도하는 간절함. 사랑한다는 것. 늘 부끄러웠던 죄인이 온기에 익숙지 못한 탓으로 하루하루의 그 참의미를 잃기도 하는 아픔. 온 맘으로 감당해야 했지만 그러하지 못한 건 끝내 내어주지 못한 자존심 탓, 이기적인 사랑 탓…. 그래서 보고싶던 얼굴 향해 울던, 울리던 날들. 사랑한다는 건 때론 너무 아프기도 하는 것. 사랑할 수 있다는 ..

窓_ 199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