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2

희망과 슬픔의 책들 사이에서(기획회의 395호)

기획회의 395호(2015년 6월 30일) 희망과 슬픔의 책들 사이에서 김진형(생각의힘 편집장) 명멸하는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었고, 길을 잃어야만 닿을 수 있는 삶의 진실이 있었다. 간혹 이곳은 하나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같다는 생각이다(또는 여러 가상현실을 동시에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페르소나의 욕망들이 발현하여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부르짖으며 진실을 요구하지만, 정작 세상은 지독한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슬픔의 사람들을 포위하고 겁박한다. 세상의 슬픔은 굳건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평온하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둘러싼 수많은 층위의 말들이 전위를 호령하지만, 가부장적 폭력을 일삼는 우리의 내면과 일상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통찰을 거..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납니다 (오마이뉴스, 130422)

★오마이뉴스에 24번째 기고한 글입니다.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납니다 [서평] (사사키 아타루 지음|송태욱 옮김|자음과모음|2012) 밤은 '열정적 고독'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고독은 반드시 가슴속 깊은 열망에 닿아야 한다. 고독을 담보한 혁명은, 허튼 교만을 전복시키는 처절한 성찰이자 진리에 대한 곧은 결기다. 책 읽기는 열정적 고독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하여 이 책의 부제는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다. 책 읽기는 곧 혁명의 역사다 일본의 니체로 주목받는 철학계의 신성 사사키 아타루의 은, 제목부터 섬뜩하고 도발적이다. 파울 첼란의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언뜻 느껴지는 첫 인상과 달리 이 제목의 본의는 '전진'에 있다. 손의 절연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세상에 안주할 수 없다는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