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3

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아름답다

사무실 창밖으로 국회가 내려다보인다. 이곳은 늘 소란하다. 시위하는 이들과 그들을 에워싼 경찰들 사이로 무채색 사람들이 무심한 얼굴로 지나친다. 약속이 없는 날엔 점심을 먹고 국회를 산책한다. 국회도서관 산책길을 걷는다. 대로변 옆으로 난 산책길에 대해 의심하였으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대로변의 소음들은 차츰 사라지고 아득한 충만이 서서히 차오른다.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바지런히 오가며 재잘대는 새들이 온갖 소음에 지친 나를 맞는다. 그들 소리에 소음이 잊히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면 그들은 내 앞에서 머뭇머뭇 서성이다가 소심한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국회엔 이름 모를 새들이 산다. 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아름답다.

視線_ 2015.07.02

제자와 만나다

내가 스물다섯 살 때, 그는 열여덟 살이었다. 나를 아직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그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한 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그것도 나와 같은 동네의 한 교회 목사다. 교회는 힘겹다. 어렵고 고달픈 교회를 선택하여 섬기는 그의 깊은 속내는 예전 그대로였다. 그는 열여덟 살 때도 아이들의 리더였다. 내성적인 성격에 말도 조근조근, 그러나 논리적이고 곧은 언어를 가진 아이, 그때 그대로였다. 그 깊고 단단한 속내는, 그를 리더의 자리로 이끌었다. 식사와 차를 나누며, 우리의 오랜 그리움을 정겹게 다독였다. 멘토가 되어달라는 그에게, 친구는 되어주겠다고 했다. 그가 나한테 독서와 글쓰기 훈련을 받고 싶다고 했으나, 그저 너의 친구가 되겠다고 했다. 하여 같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한 달에..

窓_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