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2

불가해한 위안의 책

이소영 선생님, 간혹 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세상이란 거대한 타자에 호기롭게 맞서던 소년 시절부터 부와 가난과 계급의 층위를 헤아리며 한낮의 분노로 휘몰아치던 청년 언저리를 지나, 어지간한 모순은 세상의 이치로 수렴하는 지경에 이른 지금까지, 저는 언제나 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한결같은 사랑을 주는 이가 곁에 있었지만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고, 그 어쩔 수 없음으로 인해 저는 늘 죄인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책은 그런 저를 가만히 응시하는 듯했습니다. ‘네가 바로 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내가 너야. 그래서 나는 알아본단다.”(《별것 아닌 선의》, 6~7쪽) 선생님의 책을 쉽게 읽을 수 없었어요. ‘프롤로그’에 적혀 있는 저 문장 때문에, 이 책이..

거의 유일한 희망을 향한 '청춘'의 결기 혹은 위로 (오마이뉴스, 130508)

★오마이뉴스에 28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386'을 위시한 '좌파 꼰대'들에게 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거의 유일한 희망을 향한 '청춘'의 결기 혹은 위로 [서평]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윤형 지음│어크로스 펴냄│2013년 4월) '청년 논객'으로 불리는 한윤형의 책인데다 라는 제목마저 그렇게 읽힐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이 책의 독자가 꼭 '청년'일 필요는 없다. 청년 세대 담론의 중요성은, 부모 세대 혹은 386세대와의 비교 우위 때문이 아니다. 무엇보다 청년 세대는 '한국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층(表層)'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등록금 문제와 청년 실업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라 그들 부모 세대의 고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이 시대에 도래한 '잉여의 비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