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렙 4

꽃처럼 붉은 울음, 꽃보다 아름다운 시 (복음과상황, 140110)

꽃처럼 붉은 울음, 꽃보다 아름다운 시 ≪꽃보다 붉은 울음≫(김성리 지음│알렙 펴냄│2013년 11월) 작가 존 버거는 시와 소설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소설은 승리와 패배로 끝나는 모든 종류의 싸움에 관한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모든 것이 결과가 드러나게 되는 끝을 향해 진행해 간다. 시는 그런 승리와 패배에는 관심이 없다. 시는 부상당한 이를 돌보면서, 또 승자의 환희와 두려움에 떠는 패자의 낮은 독백에 귀를 기울이면서 싸움터를 가로질러 간다. 시는 일종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열화당, 29쪽) 소설이 어떤 서사의 전모라면, 시는 그 서사 속에 갇힌 ‘부상당한 이’의 독백이다. 시는 역설의 언어이기에 평화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그래서 ..

‘약탈 본능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일그러진 경제학 (오마이뉴스, 130705)

★오마이뉴스에 36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섹스와 같은 퇴행적 비즈니스의 탄생, 문제는..."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약탈 본능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일그러진 경제학[인터뷰] 를 펴낸 김운회 교수 김운회 교수는 (2004), (2006), (2010), (2012) 등을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고대사 연구에 매진했으며, 뜨거운 역사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는 민족사적 기원을 한반도 영역에 가두는 것을 거부하며 에 경도된 '짝퉁 중화주의'를 폭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반면 주류 역사학계는 김 교수가 극단적인 국가-민족주의적 주장을 한다며 폄하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본주의 경제학의 문제를 다룬 라는 도발적 화두를 들고 돌아왔다. 재야 사학자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김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이니 ..

천만 번 흔들리는 '불혹'에게 띄우는 편지(오마이뉴스, 130513)

★오마이뉴스에 29번째로 기고한 글입니다. 천만 번 흔들리는 '불혹'에게 띄우는 편지[서평] 항심(恒心)의 결기를 촉구하는 아포리즘의 향연 나의 '20년 지기' 택수에게, 우린 어스름한 어둠이 깔리면 좁디좁은 골방에 앉아 먼동이 터오던 새벽까지 함께하곤 했었지. 짐짓 호방한 목소리로 세상을 논하거나, 유치한 언사로 사랑을 고백하고 조롱하던 스물 언저리, 남루했지만 적어도 비루하진 않았던 그때. 영원할 것 같던 청춘의 치기는, 어느 덧 세월 앞에 추억이 되었네. 벌써 스무 해가 흘렀다. 공자는 '미혹되지 않는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불렀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린 가녀린 봄바람에서 쉬이 흔들리고, 한순간의 모함에도 가슴이 무너지는 세월을 산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성년이 된, 우리 '92학번'과 그 ..

알렙출판사의 조영남 대표

민음사, 바다출판사 등에서 편집주간을 하시다가 2010년부터 알렙출판사를 만들어 주로 인문, 철학 부문의 책을 만드시는 조영남 대표님. 2009년 3월 SBI에서 "책임 편집자를 위한 편집심화" 과정을 들은 적이 있다. 주강사는 민음사의 장은수 대표이셨는데, 마지막 몇 주는 다른 강사에게 맡기셨다. 조영남 대표께는 '편집 실무 워크숍'을 두 주에 걸쳐 배웠던 기억이 있다. 장은수 대표는 조영남 대표를, '내가 가장 신뢰하는 편집자'로 소개하셨다. 장은수 대표의 강의는 소문 대로 현란했다. 강의 내내 감탄하다가 좌절하기를 반복했다. 내가 이를 수 없는 경지에, 그가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 강의를 10주간 듣다가 조영남 당시 바다출판사 편집주간님을 뵈었다. 조금은 부끄러워 하시는 듯도 했고, 느릿느릿 전하는..

view_/책_ 201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