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

세월호 2주기

안부를 물었다. "잇달아 발생하는 사건들의 끊임없는 사슬로 과거와 현재는 연결된다"는 체호프의 문장으로 위로하며, 그 문장 앞에서 울었던 소설 속 '한 어미와 딸'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다. 그러나 위로받은 건 이번에도 나였다. 그리고 그들이 나의 안부를 물었다. 2년째 오늘은 4월 16일이다. _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에서 세월호 분향소 1주기, 2주기에 접은 종이배. 우리 집 거실.

窓_ 2016.04.16

엄마. 나야.

2015년 12월 30일, 교보문고에서 약속이 있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나는 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가 도착했을 때 나는 울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 이 책 하나씩 사요. 읽진 못하더라도 간직해요. 그렇게 두 권을 사서 한 권은 그에게 주고 한 권은 가지고 있다가 다음 날 아내에게 주었다. 도무지 읽을 자신이 없었다. 아내 역시 엄마이므로, 아내는 나보다 용감하고 강할 것이다. 아내는 너울거리는 슬픔을 또박또박 읽고 또박또박 울었다. 나는 옆에서 그 울음을 들었다. 이 슬픔을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 단원고 아이들 "곽수인, 구태민, 권지혜, 길채원, 김건우, 김동영, 김수정, 김승태, 김승환, 김제훈, 김주아, 김혜선, 김호연, 박성호, 박정슬, 선우진, 심장영, 안주현, 안중근, 양온유, 오..

view_/책_ 2016.01.07

희망의 ‘그날’은 없다 (복음과상황, 20140417)

복음과상황(2014년 5월호)_“독서선집” 희망의 ‘그날’은 없다 ≪“살아가겠다”≫(고병권 지음│삶창 펴냄│2014년 1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철학과 배움, 투쟁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살아가겠다”는 사유의 본질이 된다. “철학자란 자기 삶으로 철학을 입증”하는 사람이다. 책에 갇힌 사유가 아니라, 길 위에서, 현장에서 입증되는 사유가 철학인 것이다. 하여, 이 책의 저자 고병권은 “길 위의 철학자”로 불린다. 책의 제목은 ≪“살아가겠다”≫이다. 따옴표가 붙은 이유는, 그것은 저자의 말이 아니라 어느 날 대한문 농성촌의 한 의자에 적혀 있던 누군가의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누군가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겠다”를 읊조리며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고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