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2

송준, <시인 백석-1, 가난한 내가, 사슴을 안고>(흰당나귀, 2012)

"백석 시인의 시는 우리 모국어의 성채다."(10쪽) 마치 언젠가 최영미 시인이 기록했던 '시대의 우울'을, 그러나 쓸쓸한 언어가 아닌, 향토적이되 미려한 시어로 고독한 영혼의 로맨스를 노래했던 백석. 그는 가히 독보적이다. 시대에 묻힌 것이 아니라, 시대가 그를 아껴 감추어 두었던 것은 아닐까? 백석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었단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숱한 역본으로, 그 원석은 세월이 지날 수록 더욱 정교히 재현된다. 평생 백석의 흔적을 찾아 헌신했던 송준 선생 덕분으로, 백석 평전이 완간되었다. 언젠가 오늘, 이 암울한 시대를 사는 우리의, 나의 가슴도 백석처럼 로맨스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평전을 읽으며 나의 낭만적 기대는 조금씩 무너져 가는 느낌이다. 로..

view_/책_ 2012.10.29

가난한 내가 그대를 사랑하여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중에서 가난한 내가, 그대를 사랑하여 오늘 같은 한 여름날 오후에도 내 가슴엔 눈이 내린다.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그 무엇 때문에 오늘 나는 풍요롭다.가난과 힘겨움, 이루지 못한 온갖 꿈들로 지난한 일상에도, 사랑하는 그대로 인해 난 아름다운 오늘을 산다.

霓至園_/soon_ 2007.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