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3

엽서

출장 다녀와서 좀 지쳤나보다. 이번 출장이 그랬다기보단, 그간의 일정이 좀 무리였던 까닭일거다. 어제는 자다가 땀에 흠뻑 젖어 새벽에 일어났다. 열대야도 그렇지만, 몸에서 열이 났다. 아내는 아이들과 친정에 가 있다. 이런 더위에 혼자 아이들 키우는 것도 버겁긴하지만, 남편이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것을 걱정한,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데 몸이 아프니, 아내가,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다. 이런 더위를, 아이들을 돌보며, 집에서 이겨내야 했을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2주간의 방학인데 같이 놀아주지 못한 예지에게 미안하다. 이제 똥오줌을 '거의' 완벽히 가린다는 예서가 눈에 밟힌다. 예배도 거르고, 점심 즈음 일어나 그제서야 서재에 들어갔다. 그런데 책상 위에 엽서 하나가 놓여있다. 미국 여행 중에 ..

窓_ 2012.08.05

이삭 언니

예지는 낯가림이 심한 아이였다. 엄마, 아빠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고, 어딜 가도, 누구에게도 쉽게 다가서지 않았다. 그런 예지가 너머서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서가 태어나기 전, 예지가 네살 즈음 너머서교회에 처음 왔을 때, 교회 어른들과 언니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그래도 예지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단, 이삭이 언니한테만은 예외였다. 이삭이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좀 남다른 아이였다. 키가 어지간한 어른들보다 컸고, 이삭이의 생각과 마음은 그보다도 더 크고, 넓고, 깊었다. 예지는 이삭이를 너무 잘 따랐고, 그 다음엔 안해용 목사님과 이명희 집사님(사모님)을 따르기 시작했다. 목사님과 집사님은 이삭이의 부모님이자, 예지의 첫 번째 멘토이셨다(그분들도 ..

窓_ 201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