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4

안해용 목사님 사임 예배 단상

안해용 목사님 사임 예배 단상_2013년 11월 24일_ 작별의 서사는 늘 애달프다. 아이들은 엄마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불안은 천진했으나, 아내의 슬픔을 쉬이 관조할 수 없는 나의 불안은 불온했다. 슬픔에도 수백 가지의 이유와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헤아릴 수 없어 체념했다. 쉬이 타자를 신뢰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있어 아내와 나는 닮았지만 그 이유는 사뭇 달랐다. 아내는 경험과 상처에 기인했고, 나는 이성적 판단이 앞섰다. 군중 속에서 아내는 두려움에 불편하다면, 나는 불편함을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런 까닭에 아내의 사람들은 소수였으나 그들에 대한 애달픔은 깊고 맑았고, 나의 사람들도 소수였으나 그들과의 관계도 늘 위태로운 경계 즈음에 존재했다. 3년 전 즈음, 너머..

窓_ 2013.11.25

데이트

결혼하고 예지 낳은 이후, 아내 순일과 단 둘이 보낸 시간은 아마 처음인 듯. 잠시도 아이 봐줄 가족이 없는 까닭에, 늘 아내는 아이와 그 존재를 나누며 살았다. 아이들 자는 시간에도 숨 죽이며 살았고, 내가 아이들 봐주는 기껏 한나절 외출한 밖에서도 아이들 신경 쓰느라 전전긍긍했던 아내에게 어제와 오늘은 참 귀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 봐준 분들이 이명희 집사님과 안해용 목사님, 그리고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삭 언니(& 누나)네 가정이었기 때문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분들. 우리보다, 우리 아이들을 더 귀하게 맡아주실 분들인 까닭이다. 순일과 나만 있는 공간과 시간은 더없이 사치스러웠다. 무엇을 더 가져서가 아니라, 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순일과 많은 이야기를..

霓至園_/rainbow_ 201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