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다 결국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저녁에 읽던 「의자 놀이」 때문이다. 칠흑같은 비극들에 불편하고 아프고 슬프고 분노했다. 달리 무엇을 변명해야 할지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한채, 기어코 찾아낸 것이 불면의 궁색함이다. 부르그만의 책을 꺼내어, 얼마전 읽었던 부분을 다시 되새긴다. 부르그만은 출애굽 내러티브가 형성되는 시점, 유대교의 가장 핵심적인 기억이며, 기독교 전통과 의식에 유입되는 핵심적 사건인 출애굽 기적이 시작될 즈음을 주목한다. 그리고, 그 기적을 가능케했던 이스라엘의 "가장 초보적 기도"를 주해한다.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출 2:23) "가장 초보적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