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문제를 다룬 저자의 전작들을 아우르는 결정판." 출판사 카피가 맞다. 허나 그 담론의 아우라는 첫 번째 책에 미치지 못한다. 후속작으로 갈수록 보다 정교해졌고 풍부한 자료와 사례로 구체화되었으나, 그만큼 독자의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아마 이 책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는 단지 판촉 측면에서 이 책의 가치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늘 이런 책들의 진정한 가치는 무관심한 대중을 우리의 편으로 만드는 것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수 지성인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나, 그들은 더디다. 너무 더디다. 그들은 변화되기에 가진 것이 너무나 많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글러의 책을 계속 번역해 왔던 양영란 씨의 글 속에 있다. "지글러는, 이제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