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 1. 지나는 수레의 길게 늘여뜨려진 그림자에 따르는 노인의 긴 한숨 —어머니의 울음에 꽃수레를 보았을 때— 오래 전 기억을 내게 전해주던 얼굴의 조각을, 잃어버린 의미를 알았을 땐, 이미 그건 어머니의 정당한 대가가 아니었다 흐느껴 땅을 치던 하루가 지나고 지난 만큼 아쉬워지던 울음소리, 다시 다가와 춤을 추고 온통 검은 산천에 길게 또 그렇게 뿌려지던 세상설움 —그때까지 내리던 비가 지금도 내리는지— 유월의 더움은 씻기우고 이제껏 떨리던 상여 위, 몸둥아리가 어머니의 한잠에 멈추어졌다 2. 발가벗은 거리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서로의 이름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등뒤로 아쉬움을 숨길 수 없다 조용한 탄식에 눈동자는, 그렇게 묽게 맺혀진 노인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거리에 나앉은 노인의 내..